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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사만 맞으면, 30㎏나 살 빠진다” 이러다 헬스장까지 문 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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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이제 헬스장은 안녕?”

적게 먹기, 꾸준히 운동하기 등 다이어트를 위한 갖가지 방법들을 무색하게 만들 신박한 다이어트 방법이 나왔다. 바로 주사 한 방이다. 이 주사 일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다만 주사비가 만만치 않다. 한 달 4번을 맞는데 약 130만원이 든다. 1년이면 1500만원, 2년이면 3000만원이다. 그래도 효과는 확실하다. 임상 시험을 통해 평균 30㎏ 가까운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다이어터들을 고민에 빠뜨릴만한 유혹이다.

제약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최근 비만 치료제로 개발한 ‘마운자로’의 임상 3상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공개했다.

임상에는 과체중으로 인한 합병증은 있지만 당뇨병은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 806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평균 체중은 109.5㎏. 이들은 12주 동안 집중적인 식이요법과 운동, 상담 등 생활 습관 중재를 실시했다. 그리고 미션을 마친 참가자들 중 5% 이상 체중 감량을 이룬 사람들에게 72주 동안 마운자로와 위약을 무작위로 투여했다.

그 결과 연구 시작 후 84주 후 이들의 체중은 원래보다 26.6% 감량되는 효과를 보였다. 감량된 체중은 평균 29.2㎏이었다. 즉 2년 가깝게 주사를 맞았더니 30㎏ 가깝게 체중이 빠진 것이다. 반면 위약 투여군에선 평균 3.8%(4.1㎏)의 감량 효과만 나타났다.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마운자로 홈페이지]

평소 과체중으로 다이어트를 자주 한다는 직장인 A씨는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2~3㎏ 빼기도 쉬운게 아니다”며 “임상이기도 하고 100㎏ 넘는 분들을 대상으로 했다지만 2년 만에 30㎏를 뺐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마운자로는 ‘티르제파타이드’라는 물질이 주성분이다. 이 물질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와 GIP라는 인크레틴 호르몬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두 호르몬은 모두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이게 당뇨병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뇌에 포만감을 주는 신호를 보내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도 낸다.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뇌가 쉽게 배부르다고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는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도 이런 마운자로의 식욕 억제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비만 치료제로 미 FDA(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은 마운자로는 한 달 치, 4회 투여 가격이 974달러로 알려졌다. 원화로 하면 약 130만원 정도다.

임상 시험에서 마운자로 투약 기간은 72주, 약 18개월이다. 임상 시험처럼 30㎏ 정도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려면 2300만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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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살 빼려고 약을 먹거나 운동을 하거나 이런 것 때문에 들어가는 비용이 사실 만만치 않다”며 “200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효과만 확실하다면 고려해 볼 수 있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운자로는 아직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지만 국내 출시는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상된다. 출시가 되면 가격은 미국 가격을 참조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운자로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운자로는 앞서 나온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처럼 주 1회 주사로 용법은 같으면서 이번 임상을 통해 위고비보다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줬다. 오히려 한 달 주사비는 위고비(170~180만원)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위고비는 올 해 중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비만 치료제는 현재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8억달러(약 4조원)에서 2028년에는 167억달러(약 23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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