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 복지부 산하기관 직원, 성비위·음주운전에도 월급 90% 받았다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해 기소된 의사도 월급 챙겨
‘공공기관 직원, 정직시 보수 전액 감봉’ 지시 안 지켜져
이종성 “범죄혐의로 정직받았음에도 급여 지급, 불합리”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이종성 의원실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일부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 성희롱·음주운전 등의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1년 정부가 공공기관 직원들도 정직 시 보수를 전액 감액하라고 통보했음에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보건복지부 산하기관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립중앙의료원은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임직원 37명에게 총 4억4339만원을 지급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에 대한 징계는 총 36건 이뤄졌다. 징계 사유를 살펴보면 ▷성희롱 10건 ▷개인정보 유출 및 열람 6건 ▷부적정 업무처리 5건 ▷근무태도 불량 5건 ▷관리감독 태만 3건 ▷사생활 부적절 2건 ▷음주운전 2건 ▷직장 내 괴롭힘 1건 ▷폭행 1건 ▷금품수수 1건 순이었다.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의사 A씨는 지난 2018년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한 것이 적발됐다. A씨는 경찰 수사 결과, 기소 의견이 나와 검찰에 넘겨졌지만 정직 처분 1개월에 그쳤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보수의 90%를, 국립중앙의료원은 보수의 3분의 1을 지급하고 있다. 부처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공무원과 달리 국가공무원법이 아닌 자체 보수 규정 및 인사 규정에 따라 급여 지급이 이뤄진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공공기관 임직원이 국가공무원에 준하는 공공성을 가진다며, 국가공무원법 기준에 맞게끔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21년 10월 ‘공공기관 징계제도 정비계획 조사’ 공문을 통해 350개 공공기관에 ‘공무원 규정에 따라 징계규정을 마련하도록 함’이라고 통보했다. ‘2023년 공기업 준정부기관 예산 운용 지침’ 역시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는 정직기간에 보수 전액을 감액하도록 보수 규정을 정비한다’고 적혀 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정직은 파면·해임·강등 다음의 중징계다. 현행법 제80조3항은 ‘정직 처분을 받은 자는 그 기간 중 공무원의 신분은 보유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보수는 전액을 감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지금까지 규정을 개정하지 않은 상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정직 시 보수의 90% ▷감봉 시 보수의 95%를 지급하는데 지난 2012년 이후 관련 규정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정직 시 보수의 3분의 1 ▷감봉 시 보수의 90%를 지급한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정직 시 보수의 90%를 지급한다.

해당 기관들은 노동자조합의 반대로 보수 지급 규정을 바꾸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해당 부분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규정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보수 지급 규정을 변경할 때 직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기준법상 취업 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노동조합이나 직원 과반수에게 동의를 받아야 해 노사협력체와 합의 중”이라며 “올해 임금협약이 아직 진행 중이고 (보수 지급 변경안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어 최대한 정부 지침, 국민정서를 고려해 개정하겠다”고 부연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도 “근로자 과반이나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노조 측에서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노사협의회 때 주기적으로 안건으로 상정하고 개정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종성 의원은 “금품수수·음주운전·성희롱·무면허 의료행위 교사 등 사회적 지탄을 받아 마땅한 범죄로 정직 처분을 받았음에도 급여가 지급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처사”라며 “해당 기관들은 조속한 관련 규정 정비를 통해 합리적 기관 운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