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을 위해 17일(현지시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요르단이 당초 예정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18일(현지시간) 전격 연기했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요르단 등 주변국 정상과 만나 사태 해결을 모색하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시작부터 어긋나게 됐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곧바로 요르단을 찾아 압둘라 2세 국왕, 압델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4자 회동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요르단은 회담 연기를 요청했고 백악관은 이를 받아들였다.

전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병원을 공습해 최소 50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자신들 소행이 아니며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이스라엘 공습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동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아바스 수반이 병원 공습 소식에 매우 화가 났으며, 요르단 방문 일정 일정을 예정보다 일찍 마치고 긴급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정부 소재지가 있는 서안 지구 라말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방문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막 오른 시점에 발생한 팔레스타인의 회동 거부는 사태 해결을 더욱 복잡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알자지라 방송에 “지금은 전쟁을 멈추는 것 외에는 어떤 말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줄곧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했지만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를 강조하며 인도주의적 해결 노력을 시사했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지도자들을 만나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분리해 하마스를 고립시키려는 전략을 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 사이에서 나름의 ‘균형 외교’를 취하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은 출발 전부터 꼬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병원 폭발”로 잃은 무고한 생명들을 위해 가장 깊은 위로를 표하고 부상자의 쾌유를 기원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