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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감동 없는 국민의힘 쇄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보궐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철규 전 사무총장 후임에 이만희 의원을 임명했다. 정책위원회 의장은 유의동 의원을, 여의도연구원장에는 김성원 의원을 기용하는 등 7명의 주요 임명직 당직자의 인선을 확정했다. 기존 지도부에 비해 친윤 색채가 다소 옅어지고 수도권 의원들을 전면 배치했다지만 싸늘해진 민심을 달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인선은 보선 참패에 따른 책임과 인적 쇄신 의미를 담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그중 사무총장은 내년 4월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핵심 당직이다. 그런데 이 의원(경북 영천·청도)은 김기현 대표(울산 남구을),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와 같은 영남 출신이다. 당 3역이 모두 영남 출신으로, ‘도로 영남당’이란 말이 나온다. 수도권 위기론에 부합하는 인적 쇄신 의미를 찾기 어렵다. 더욱이 이 의원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수행단장을 맡은, 사실상의 친윤계다. 김석기(서울경찰청장 출신)-이철규(경기경찰청장 출신) 의원에 이어 3연속 경찰 출신 사무총장이란 점도 어색하다.

더구나 여론을 살피고 민심을 전달해야 할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된 김성원 의원은 수해 관련 막말 논란으로 6개월 당원 정지를 당했던 인물이다. 총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했겠지만 김기현 2기 체제가 바뀔 것이란 메시지를 주지 못한 건 사실이다. 김 대표는 한때 선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기용하려 했다. 진정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지금 민심은 여당에 등을 돌린 상태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32%(더불어민주당 50.7%)로, 민주당과 격차가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17.15%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서울(10.2%포인트), 인천·경기(4.7%포인트) 정당지지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런 판에 이준석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 간 민망한 진흙탕싸움까지 벌어져 선거 참패를 딛고 쇄신하겠다는 당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인적 쇄신에 더해 중요한 것은 당정관계에서 당이 변화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도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며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시정을 요구하고 관철해나가겠다”고 했다. ‘용산 출장소’라는 모멸적인 말을 더는 듣지 않도록 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윤 대통령도 당과의 소통 강화를 참모진에게 주문했다니 자신이 변한 모습을 우선 보여야 한다. 내년 총선은 무게감이 다르다.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면 민심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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