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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 딱딱해지는 무서운 질병 ‘섬유화증’” 나노입자 초음파로 콕 잡아낸다
- IBS 연구진, 고성능 초음파 나노조영제 개발
나노 자성-버블 모식도. 자기장(노란색)과 음파(보라색)에 민감하게 감응하도록 설계되어 조직 경화도를 정밀하게 탐지할 수 있는 입자.[IBS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현대 고령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인체 조직의 섬유화증은 장기가 딱딱하게 굳는 질환이다. 폐 섬유화, 간경화증, 동맥경화, 암 등 다양한 질병에서 나타나며, 발견이 늦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무엇보다 근본적 치료제가 없어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조직 검사 외에 조직의 경화도 측정 및 발병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연세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인체 조직의 경화도를 초음파로 정확하게 탐지해 질병 진단이 가능한 새로운 나노기술을 개발했다.

천진우 IBS 나노의학연구단 단장.[IBS 제공]

초음파는 체외에서 인체 조직 내부를 손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대표적인 비침습적 의학기술의 하나다. 그러나 조직 경화도의 상태를 정확히 볼 수가 없어, 새로운 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태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자성-버블(magneto-gas vesicle, MGV)은 가스로 채워진 단백질에 자성나노입자가 결합된 나노 구조체로서 생체 조직과 상이한 물성에 의한 음파 산란을 통해 고성능 초음파 조영제로 작용한다. 특히 나노 자성-버블은 적은 자기장에도 진동이 강한 음파 산란을 발생시켜 기존보다 최소 4 ~ 8배 더 밝고 정밀한 초음파 영상을 구현한다.

자기장에 의한 나노 자성-버블의 진동성은 주변 조직의 강도에 따라 변화한다. 따라서 기존의 초음파 기술로는 측정이 어려웠던 생체 조직의 경화도를 의학적으로 중요한 압력 범위에서 뛰어난 민감도로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나노 자성-버블 표면은 높은 생체적합성을 갖도록 개선돼 체내에서 부작용이 없이 생체 조직의 경화도 변화를 장기간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노 자성-버블을 적용한 비침습적 조직 검사 실험 예시.[IBS 제공]

연구진은 나노 자성-버블을 활용해 살아있는 생쥐의 조직 경직화와 간 섬유화 발병을 비침습적으로 정확히 진단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나노 자성-버블을 이용해 폐 섬유화를 유도한 오가노이드(인체 유사 장기)의 조직 경화를 측정, 폐 섬유화의 발병 및 진행을 관측하고 치료제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천진우 단장은 “나노 자성-버블 기술은 치명적 경화증을 미연에 방지하는 새로운 의학 진단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질병 발생과 조직 경화의 관계를 파악하고 새로운 약물 치료제 개발이나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 10월 17일(한국시간)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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