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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힙하게’수호, 힘 뺀 연기로 섬세함을 그려낸다[인터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힙하게’는 군 소집이 해제되고 3년만에 했던 작품이라, 무엇보다 뜻 깊고 부담도 됐지만, 다행히도 좋은 평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석윤 감독님과 한지민, 이민기 선배님과도 가까워지고 친한 선후배도 생긴 것 같다.”

최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에서 미스터리한 꽃미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선우 역을 잘 소화한 수호는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수호가 맡은 김선우는 시청자들이 연쇄살인범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봉예분(한지민)을 지키기 위해 범인 박종배(박혁권)와 사투를 벌이면서도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될 동영상을 남기고 죽어 마지막까지 드라마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인물로 활약했다.

“김선우가 특히 후반부에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또 사건 밀도와 집중도를 높이는 캐릭터라, 연기 하면서 걱정도 됐다. 촬영전 무서움도 왔다. 잘못하면 이상하게 보여질 수 있어 연기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김선우가 범인으로 보이는 시점과 아닌 시점, 이렇게 두 버전을 촬영했다.”

수호는 선우가 겉으로 범인처럼 보일 것인지의 여부만 아니라 김선우만의 당위성을 찾고자 했다. 시청자들이 따라올 수 있는 김선우의 행동 이유를 찾고 계산, 분석했다.

“김선우는 착하고 선량한 시민이었다. 하지만 언제건 악인이 될 수 있는 인물이다. 차주만 의원(이승준)에 대한 복수심도 지니고 있다. 심기를 건드리면 나도 모르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김선우의 모습이 나왔다. ‘정색을 하고 죽일듯이 노려본다’는 식의 연기가 아니라, 김선우가 왜 저런 행동을 할까를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차주만 같은 악도 만나고 봉예분 같은 선도 만난다. 봉예분을 만나면서, 사람에 대해 믿음을 가지려고 했다. 선우는 마지막에 죽어서 선인이 됐다. 선우는 차주만을 죽인거나 다름없다.”

선우는 예분을 만났을 때 비로소 마음을 연다. 그래서 한지민과의 케미가 좋아야 했다. 수호는 “한지민 선배와 따로 시간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회식을 많이 했다. 촬영장에 일찍 가면 지민 선배가 말을 많이 걸어주고 신에 대해 얘기도 많이 해줘 도움이 됐다”면서 “지민 선배는 10대때부터 마음속 스타인데, 처음 만났는데도 나를 편하게 대해주셨다. 초반에는 실제로도 어색했는데, 수호가 예분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으로 보여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선우는 15회 마지막에 죽는다. 선혈이 낭자한 19금이다. 그는 “엑소 멤버들이 작품에서 많이 죽었다. 제작진이 죽는 게 여운이 많이 남을 것이라고 위로해줬다”면서 “선우는 죽음으로써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악인이 될 수 있었는데도 선인으로 남았다”고 해석했다.

수호는 김석윤 감독과 일을 해본 경험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능력이 뛰어난 건 알았지만 인간적으로 좋은 분이었다는 것. 일에는 철투철미하면서도 배우들과 소통을 잘했다. 그런 점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인이었다. 또 이남규·오보현·김다희 작가는 진지했다가 꺾어주는 반전, 의외성으로 유머를 잘 살린다고 했다.

“김석윤 감독이 연출한 ‘눈이 부시게’와 ‘나는 해방일지’를 좋아한다. 그래서 대본을 안 읽어보고 하겠다고 했다. 특별출연이라도 좋다. 김석윤 감독님의 팬으로서 추앙하고 있었는데, 그 분 매력은 사실과 허구의 불분명한 경계선을 잘 타고 간다는 거다. 허구를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연출해 진짜 무진시가 있는 것 같다. 깊이 들어가보면 소설 같은 인물들이 있을 법하지만, 현실에는 없다는 거다. 우리가 마블 영화에 빠져있는 동안은 아무 생각이 안들고 빠져서 보다가 극장을 나오면서 현실로 돌아온다. ‘힙하게’의 김석윤 감독은 그런 연출법이다.”

수호는 아이돌 그룹 ‘엑소’에서는 리더이자 메인보컬을 맡고 있고, 연기와 뮤지컬을 병행한다. 가수 활동은 순간 집중력을 키워주고, 배우 활동은 지속적인 집중력을 키워준다고 했다. 그는 연기하느라 대본을 보면서 집중하게 되면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것. 그런 갈증을 예능에 나와 편하게 말하면서 풀기도 한다.

“11주년을 맞은 엑소는 각자 역할이 정해져있다. 나는 리더로서 8명의 의견들 중에서 최선의 수를 찾아 제안한다. 서로 존중이 생겨 다수결로 정한다. 반면 솔로가수 활동, 연기는 혼자 하는 것이라 어렵다. 드라마는 국내 작품과 해외작품도 해보고 싶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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