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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 파도’ 넘실대는 정선의 가을…K-웰니스가 여기에
정선, 전국 동시 ‘치유여행 페스타’ 개막지
하이원 조향클래스,우드버닝…웰니스 성지
하늘길 트레킹, 콧등치기·곤드레 건강식까지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정선 고원 은빛 물결에, 동해 파도 울고 간다.

백두대간은 정선·태백에 이르러 지리산행, 영남 알프스행으로 갈라지고, 그곳에 제주도 만한 고원을 만들어 놓는다. 만봉림(萬峰林) 같은 이곳은 대한민국 내륙 청정 생태 1번지가 된다.

정선의 건강성은 가을엔 더욱 빛난다. 거대한 억새 물결, 은빛 파도의 힐링이 더해진다. 해발 1119m의 정선 민둥산 꼭대기 66만여㎡ 고원지대는 나무 없이 은빛 억새로만 가득차 바람에 눕고, 햇살에 반짝인다.

민둥산 은빛 억새
민둥산 은빛 억새
민둥산 억세 물결 '환상적'

1시간 30분~2시간 경사진 민둥산을 올라 정상에 다다르니, 서너갈래 고원 산책길엔 빨-노-파 등산복을 입을 여행자의 행렬이 산책하고 주변은 온통 은빛으로 출렁이면서, 환상적인 채도 대비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세 방향의 전망대에선 백두대간 분기점답게 파란만장한 산악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등산객들의 만면엔 보람찬 은빛 미소가 가득하다. 정상 표석 옆 하트 포토존의 60대 부부 모습이 정겹다. 남편 앞에선 여전히 귀여운 소녀이길 바라는 부인은 “예쁘게 찍어줘~”라며 포즈를 취하고,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의 모습을 은빛 억새와 함께 가장 예쁘게 찍어주려 엉거주춤 자세로 여러 앵글을 시도해본다.

민둥산 정상 전망대
민둥산 정상

정복감에 두팔을 치켜든 30대 여성 등산객, 이때다 싶어 근접거리에 붙어 셀카놀이를 하는 20대 썸남썸녀도 보인다. 오는 11월5일까지 정선 은빛억새 축제가 열리고 있다.

억새 군락 사이 보이는 ‘돌리네’…백록담과 다른 매력

이곳엔 백록담도 있다. 억새 군락이 보이기 시작한 지점에서 10분 가량 올라가니 산정을 100여m 앞둔 지점께 한라산 백록담 보다 작은 호수가 있다.

‘돌리네’(doline)라는 석회암 함몰로 생긴 원형의 웅덩이라 칼데라호인 제주 백록담과는 형성 과정이 다르다. 돌리네는 정선 말로 구덕이다. 팔(八)구덕이 인구에 회자되면서 ‘발구덕’으로 변한 민둥산 산기슭 마을엔 이런 돌리네가 여덟 개 있다.

정상에서 본 민둥산 백록담
민둥산 백록담

50여전까지 7부능선 주변에 살던 화전민들이 비교적 평평한 민둥산 고지대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불을 놓았고, 이 불은 잡목들을 태웠지만 땅을 기름지게 했기에 화전민에게 먹고 살 걱정을 덜어주었다.

1968년 화전정리법이 시행되면서 화전민은 사라졌지만, 7부능선 이하 지역에서는 드문드문 고랭지채소 과학 영농이 이뤄진다. 자연히, 8부능선부터 산꼭대기까지의 밭은 억새 초원으로 탈바꿈한다. 민둥산 정상 고원은 매년 가을, 아름다운 은빛 억새가 물결치면서 온 국민을 힐링시키는 것으로 그 임무가 바뀐다.

은빛 억새 축제 “관광객들 유혹’

제28회 민둥산 은빛 억새 축제는 정선군 남면 민둥산 정상, 민둥산 중턱, 민둥산 운동장, 민둥산역, 정선역, 나전역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매주 주말 정선아리랑 공연, 관광객 노래자랑과 명랑운동회, 민둥산 중턱 산상 버스킹이 열린다. 토,일요일에 열리는 이색적인 볼거리로는 ‘꿀 빨리 먹기 대회’가 있다. 빨대로 꿀을 빨리 빨아 먹는 참가자에게 정선 자연산 꿀을 선물한다.

민둥산을 오르는 코스는 네 갈래. 등산로 초입부터 산의 7부능선까지는 길섶의 야생화, 고랭지 채소밭, 멋진 소나무 군락지, 관목과 잡목지대 등을 지나면서 가장 ‘강원도스러운’ 청정 비탈 생태를 호흡한다.

등산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경로는 1코스(남면 무릉리 증산초∼쉼터∼정상, 2㎞)와 2코스(무릉리 능선마을∼발구덕∼정상, 3.3㎞)로 모두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된다. 유평리(2시간), 화암약수(종주형 6시간) 출발 코스도 있다.

치유관광 페스타 개막…31일까지 건강여행 축제

때마침, ‘치유관광 페스타’ 개막식이 열린 정선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오는 31일까지 일정으로 건강여행 축제가 진행 중이다. 억새·단풍이 웰니스와 어울리는 것이다.

전국 39개 웰니스 인증 여행지 중 오프닝을 장식한 정선이 으뜸이고, 하늘길과 단체의 숲 등 2개의 트레킹과 2개의 웰니스 스테이를 운영 중인 정선 하이원이 특색 있는 치유관광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해발 883m 백운산 자락에 자리한 강원랜드는 숲길 건강성에서 최근 정부 선정 2관왕에 올랐다. 지장산 ‘단체의 숲’은 다양한 산림휴양 기능이 발휘되도록 잘 관리된 산림휴양형 숲으로 뽑혔다.

하늘길 생태탐험

‘하늘길 둘레길’도 산림청이 발표한 걷기 좋은 ‘명품 숲 길 50선’에 이름을 올렸다. 석탄 운반로인 운탄고도와 백운산 등산로를 연결해 조성한 ‘하늘길 둘레길’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에 있어, 테일러스(Talus:각진 돌조각이 절벽 사면 아래에 원뿔 모양으로 퇴적) 지형, 갱도가 무너지면서 생긴 도롱이연못, 1177갱구 등을 탐색하는 인문학 트레킹 코스이다.

하이원 '웰니스 센터'서 힐링 경험

하이원 웰니스 센터는 숲속 북카페를 개·보수해 올해 5월에 재탄생시킨 힐링·테라피 공간이다.

강원랜드 하이원 그랜드호텔 길 건너편 언덕에 오르면 들국화 등이 피어있고, M자형 성벽같은 조형물이 있는 잔디광장을 지나 ‘달팽이 숲길’을 걷게 된다.

숲속에 착상한 웰니스센터는 매일 ▷긴장 완화 명상 및 요가 ▷근막 이완 요가 ▷조향 클래스 등을 하는 곳이다. 야외에서는 ▷숲 걷기 명상 ▷자연 숲 체험 ▷별빛 체험 등이 이어진다.

하이원 웰니스센터 요가
조향클래스

이곳에서 특별한 것은 향기 힐링을 하면서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조향클래스이다. 30가지 향수를 맡으면서 맘에 드는 것을 1,2,3순위 순서대로 고르고 이를 적절한 비율로 배합하는 과정이다.

개별 향수원료들의 느낌을 기록하고, 나만의 베스트3를 간택한다. 향기는 단숨에 기분을 전환시키는 신비한 힘을 가졌다. 가성비 높은 여성 인기 아이템이다.

우드버닝·디톡스…하이힐링원 테라피 다양

정선 옆 영월 상동의 19만1008㎡(6만평) 광활한 숲속에 자리한 하이힐링원은 각종 행위 중독을 삼림욕, 산책, 테라피 프로그램 등으로 치유하는 곳이다. 코로나 직전에 개관했는데도 3년 간 4만여명 이 찾았다.

숙소로 잡았다가 덤으로 테라피를 하는 여느 리조트와는 달리, 테라피의 실질적인 효과를 얻도록 기획한 숙소이다 보니 공인 산림·음악·미술 치료사들이 ▷행위중독 치료 ▷디톡스 ▷산림교육 ▷산림치유 ▷힐링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이중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우드버닝’이다. 나무 도마 위에 가느다란 인두로 그림 또는 글귀를 새기는 체험이다.

우드버닝 체험
우드버닝 완성작품

선이 그려질때 마다 조금씩 풍기는 나무 타는 향이 기분을 전환시키고, 작품 만들기에 집중하면서 불필요한 잡념을 지우며, 작품을 완성해 집으로 가져가는 보람을 챙기는, 1석3조의 힐링 클래스이다. 2만원의 체험비로 매우 큰 만족을 얻는다.

폰으로 밤별 찍는 방법을 배워 멋진 인생샷을 챙기는 ‘별빛 출사’, 특수 제작 도구로 근육과 근막을 이완하는 ‘힐링툴테라피’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겨울을 앞두고 건강을 챙겨야할 이 가을, 콧등치기 메밀국수와 곤드레밥의 건강 미식까지 정선은 ‘에너지 비축여행 1번지’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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