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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접시 6만원짜리 ‘금징어’
금어기 아닌데 몸값 50% 껑충
건오징어·젓갈도 동반 오름세
물오징어 가격이 1년 새 50% 가까이 오르면서 금(金)징어가 된 오징어 [게티이미지뱅크]

“요새 오징어값이 비싸다며 중(中)자는 주문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대(大)자 한 접시에 6만원인데 몇 번 젓가락질 하니까 금세 사라졌어요.”

친구와 부산 해운대 한 횟집을 찾은 김모(26) 씨는 오징어회 한 접시에 6만원을 냈다. 김 씨는 “메뉴판에는 싯가로 판매한다고 써있고, 가게에서는 대자만 주문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비싼 횟감도 아닌 오징어를 이 가격에 먹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다른 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오징어회’마저 자주 찾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물오징어 가격이 1년 새 50% 가까이 오르면서다. 오징어로 만드는 건오징어, 젓갈 등 유사 상품 가격도 상승세에 접어들고 있다.

▶‘金징어’된 오징어, 어획량 감소로 가격 급등=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물오징어(1㎏) 평균 도매 가격은 1만4750원으로, 전월(1만1900원) 대비 23.9%, 전년(1만113원) 대비 45.8% 상승했다.

소매 가격도 한 달 새 50% 넘게 올랐다. 같은 날 물오징어(연근해·중품)는 마리당 평균 7679원을 기록했다. 전월(4894원) 대비 56.9%, 전년(5372원)과 비교해 43% 증가했다.

오징어 가격 상승은 산지 오징어 수확량이 급격히 적어진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오징어는 경북 울진·영덕, 충남 태안 등지에서 반입되고 있다. 주 생산지는 동해안(경북·강원)이지만, 최근 서해의 생산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9월 오징어 생산량은 3790t으로, 전월 대비 63.9%, 전년 동월 대비 72.2% 줄어들었다. 연근해산 생산량은 3344t으로 전월 대비 58.9% 감소했고, 지난해와 평년 대비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안의 여름 어기가 마무리되면서 어획량이 감소했고, 동해안에서는 생산 부진이 지속된 것에 영향을 받았다.

▶건오징어 등 유사 상품 가격도 오름세=시장 내 반입되는 양이 오징어 양이 줄어들면서 건오징어 등 다른 유사 상품의 가격도 오름세다. 실제로 건오징어(중품·10마리)의 11일 평균 소매 가격은 7만402원으로, 전년(6만3766원)에 비해 10.4%, 평년(5만9319원)에 비해 18.7% 상승했다.

오징어젓 등 젓갈류 상품까지 덩달아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젓갈류의 경우 ‘소금’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졌다. 소금은 폭우와 태풍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요는 늘어난 상태다.

aT에 따르면 11일 기준 굵은소금(상품·5㎏) 평균 소매 가격은 1만4115원으로, 전월(1만1808원) 대비 19.5%, 전년(1만1191원) 대비 26.1% 증가했다. 평년(8250원)과 비교해서는 71.1%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금 소비자물가지수는 167.17로, 전년 동월 대비 17.3% 상승했다. 지난해 8월(20.9%)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오징어 가격은 향후에도 수확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돼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거나 강보합세가 예상되고 있다. KMI는 10월에는 원양산 반입이 적을 것으로 보이며 연근해산 생산 전망도 불투명해 오징어 재고량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MI 관계자는 “최근 연근해 어황이 불규칙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어획량이나 가격을 전망하기는 쉽지 않지만, 현재의 어획 부진 추세가 지속된다면 가격이 추가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전새날 기자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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