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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란 자금 8조원 다시 동결
한국서 카타르 이체 수출대금
하마스 배후설에 美정치권 요구
바이든정부 결정에 이란 반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부상당한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지역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 위에 앉아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이스라엘의 대규모 보복공습으로 이어지면서 양측에 큰 인명피해를 내고 있다. 전쟁 엿새째인 이날까지 양측에서는 2800여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만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UPI]

미국이 이란과의 수감자 교환 협상 때 동결을 해제해 한국의 은행에서 카타르의 은행으로 이전했던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을 다시 동결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배후로 의심받는 이란에 대한 미 정치권의 강경 입장이 반영된 조치로 분석된다. ▶관련기사 9면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12일(현지시간) 하원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미국과 카타르 정부가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60억달러(약 8조원)를 이란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이란은 더 이상 자금에 접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 돈은 한동안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돈은 과거 이란이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으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 때문에 한국에 묶여있다가 지난달 미국이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동결을 해제했다. 이후 이란이 미국의 승인을 거쳐 식량과 의약품 구매 등 인도주의 용도로만 쓰도록 된 이 돈은 카타르의 은행에 이체됐다.

그러나 이란이 오랫동안 지원해온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미 공화당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란 유화 정책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면서 자금을 다시 동결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아울러 카타르는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이란, 하마스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돈은 미국의 엄격한 감시하에 인도주의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고 이란이 아직 한 푼도 쓰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민주당 의원들도 가세해 재동결을 촉구했다.

브래드 셔먼 민주당 의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60억달러 자금에 대해 카타르, 이란과의 원래 거래와 관련된 모든 문서를 보고 싶다”면서 “이 돈을 즉시 한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타르가 지금은 이란으로의 자금 흐름을 중단하더라도 결국에는 자금을 복원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 내용을 직접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으면서도 “전액이 여전히 카타르 은행에 있고, 단 10센트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그 돈을 매우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P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과 수년간 협상을 통해 힘들게 타결한 합의를 깨고 이란의 자금 사용을 금지하는 게 지정학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하마스의 테러가 역내 국가들과 미국의 관계를 재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WP에 보낸 성명에서 “이란 정부가 이란 국민을 위해 제재 대상이 아닌 모든 필수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도록 지정된 돈으로 이란 국민의 정당한 소유”라고 밝혔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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