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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업, 그린 비즈니스 ‘공격적 투자’ 필요” [헤럴드 기업포럼 2023]
정재훈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경제적이윤 50% 이상 상승 가능
선도기업 8가지 성공방정식 발견
조인트벤처·M&A 동력 고민해야
정재훈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에서 ‘넷제로, 신사업 기회: 친환경 사업 확장을 통한 미래 시장 선도’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국내 기업이 넷제로(Net Zero·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그린 비즈니스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신사업에 수반되는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는 방어적 태도로는 성장 기회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재훈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는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에서 ‘넷제로, 신사업 기회: 친환경 사업 확장을 통한 미래 시장 선도’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 파트너는 “탄소배출량 많은 포트폴리오 조정, 그린 비즈니스 구축, 스핀오프를 통한 시장 점유율 증가, 에너지절감 등 그린 오퍼레이션이 이뤄지면 경제적 이윤은 기존 대비 50% 이상 상승할 수 있다”며 “이 네 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해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그린 비즈니스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50년까지 지구 기온을 섭씨 1.5도 낮추려는 넷제로 선언은 증가하고 있으나 글로벌 탄소 예산은 2030년에 고갈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기본적인 노력만 이뤄질 경우 넷제로 목표치와 실제 지구 기온 사이에 90% 이상 괴리가 예상되고 있다.

정 파트너는 “괴리를 줄이려면 전 세계 GDP의 8%에 달하는 자금이 그린 비즈니스에 투자돼야 한다”며 “기업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저탄소 자산 관련 및 인프라 신규 투자(약 3조5000억달러) ▷저탄소 자산 및 관련 인프라 지속 투자(2조달러) ▷고탄소의 저탄소 자산 전환(1조달러) 등에서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정 파트너는 내다봤다. 발전과 비(非)발전 분야를 구분해 투자 기회를 살펴보니 ▷배터리 및 에너지 스토리지 ▷수소 영역은 공통적으로 유망한 산업으로 꼽혔다.

정 파트너는 “현재 기술 시연 단계인 수소 분야의 경우 2030년까지 투자 규모가 2020년과 비교해 30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한국 기업의 경우 전해질과 같은 수소를 둘러싼 영역에 대한 고민도 시작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만큼 사업 리스크도 있다”며 “신사업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기업이 추후 과실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파트너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친환경 소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예시로 제시했다. 친환경 알루미늄, 구리 등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으나 친환경 플라스틱과 니켈의 경우 2030년까지 공급난이 예상된다. 그만큼 수요가 큰 원자재 영역을 선점한 기업은 일정 기간 가격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이미 그린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한 글로벌 기업들도 적지 않다. 미국 그린플레인스(대체단백질), 영국 크로다(지속 가능 화학재료), 미국 넥스트에라에너지(재생에너지), 독일 티센크루프(그린수소) 등이 대표적이다.

정 파트너는 “이 4곳은 공통으로 각자 영역에서 사업을 빨리 시작했으며 지난해까지 상당한 성과를 누렸다”며 “주가도 S&P500에 포함된 회사보다 10% 높게 형성되는 등 투자 매력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파트너는 그린 비즈니스 선도 기업 사례에서 8가지 성공방정식을 발견했다. 여기에는 ▷획기적이고 야심 찬 목표 ▷기술적 단계별 수행 과정 평가 ▷비용 우위 달성 ▷캡티브 수요 조기 확보 ▷CAPEX 최적화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생태계 구성 ▷자금 조달 인프라 구축 ▷인재 확보 등이 해당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사태를 예시로 제시했다. 그는 “미흡한 CAPEX 계획 탓에 예상치 못한 손해를 보는 기업도 많다”며 “IRA 때문에 미국에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몰리는 것처럼 기업들은 예측치보다 CAPEX 규모가 2~3배 올라가는 것은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업은 CAPEX 최적화를 비롯해 8가지 성공요소를 모두 고민해야 그린 비즈니스에서 승산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그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라이제이션 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정 파트너는 “국내에서 성공한 기술로 해외에 진출할 때 부실한 공급망 등의 문제로 사업 실행이 지연될 수 있다”며 “가치사슬 전반에서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배터리 재활용사업에서 후공정 기술역량에만 집중할 경우 해외 패스트팔로워를 통해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산업 전반에서 협업을 통해 토털 솔루션을 고객에 제공해야 지속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정 파트너의 판단이다.

정 파트너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수출이나 해외 판매법인 확장 등의 방식에 그치지 않고 조인트벤처 설립, 인수·합병(M&A)을 통해 외부에서 동력을 얻는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아란·권제인 기자

ars@heraldcorp.com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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