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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수출 반등 조짐” 정부 ‘상저하고’ 전망유지
기재부 ‘10월 그린북’ 발표
중동 불안…인플레 장기화 가능성

정부가 3개월 연속 ‘상저하고(하반기 반등)’ 전망을 고수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일부 열어뒀다.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촉발된 전쟁이 근거가 됐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2023년 10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 속에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반등 조짐, 서비스업·고용 개선 지속 등으로 경기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둔화 흐름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는 점에서 지난달과 비슷한 경기 평가다. 정부는 8월부터 ‘경기 둔화 지속’이라는 표현을 ‘완화’로 변경했다. ‘상저하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취지다. 물가에 대해서도 둔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번 달엔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일부 열어뒀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라 유가 상승세가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정보통신(IT) 업황 개선·방한 관광객 증가 기대감과 통화긴축 장기화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러·우크라 전쟁에 중동 정세 불안이 더해지며 원자재가격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물가는 다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7% 상승했다. 8월(3.4%)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원인은 유가다. 최근 물가 하락을 주도한 석유류 물가 하락세가 둔화하면서 전체적인 물가 하방압력이 줄었다. 석유류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9% 떨어졌다. 8월 -11.0%와 비교하면 하락 폭이 절반 이상 줄었다.

9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3.3달러로 8월(86.5달러)보다 높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감산 연장과 러시아의 석유제품 수출제한 조치 등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이에 9월 국내 휘발유 및 경유가격은 상승했다. 국제유가와 함께 환율 상승 등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리터당 1585원이었던 휘발유 평균가격은 9월 1769원으로 상승했다. 1396원이었던 경유 가격은 1667원으로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7% 상승했다. 기상여건 영향으로 채소와 과일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개인서비스는 4.2% 올랐다.

환율도 변수다. 일단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쟁이 터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것이다.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이 역시 수입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유가와 환율이 오르면 무역수지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에너지 수입액 등의 표시가격이 뛰면서 흑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반등하면서 전반적으로는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지난 8월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 기준)는 한달 전보다 5.6% 상승해 3개월 만에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가 13.4% 크게 반등했다.

지난 3분기 수출은 1년 전보다 9.8% 감소했다. 수출이 분기 기준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작년 4분기(-10.0%) 이후 최저 감소율이다.

양호한 내수 흐름도 이어졌다. 9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5.7% 늘어 전월(2.9%)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할인점 매출액(7.3%)과 백화점 매출액(0.9%)도 반등했다. 9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810.9% 늘어나는 등 정부는 관광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이에 기재부는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물가 등 민생안정 기반을 확고히 하는 가운데, 내수·투자·수출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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