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12일 고속도로 통행료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 사장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투자 금액도 있고, 공익서비스 비용(PSO) 보전도 못 받고 있으며, 시설물 노후화 등의 사유로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통행료는 2011년 2.9%, 2015년 4.7% 오른 뒤 8년 가까이 동결 상태다.

함 사장은 "50년 이상 된 시설물이 매우 많다"며 노후화된 시설물의 유지·보수 등을 위해서도 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여야 의원들은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통행료 인상에 앞서 부채를 줄이는 등 도로공사의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도로공사와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가 각각 직원용 콘도를 구입한 점을 지적하며 "줄일 부분이 제법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학용 의원도 "도로공사 부채가 1년에 2조원 이상 늘고 있고 하루 이자만 25억원씩인데, 지난 3년간 자구 노력으로 벌어들인 돈은 겨우 6295억원"이라고 밝혔다.

김민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자가 난다고 해서 손쉽게 통행료를 인상해 적자를 메꾸려는 태도가 문제"라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600만㎡의 유휴 부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부지의 17.2%만 임대를 통해 수익이 창출되고 있고 나머지는 특별한 용도가 없다.

이에 대해 함 사장은 "유휴부지 중 불필요한 것은 자구책을 위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함 사장은 '휴게소 음식값이 비싸다고 보느냐'는 허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그렇게 비싸게 보이진 않는다"고 답했다.

또 함 사장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안을 제시한 용역사 발주에 도로공사가 연관됐는 지에 대해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실시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B/C(비용 대비 편익) 분석에서 도로공사가 맡은 역할에 대서도 "저희가 큰 역할을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 종점(강상면) 인근인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양평IC 부근에 건설 중인 남한강휴게소가 민자 방식으로 전환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도로공사가 229억원을 들여 건물을 지어 놓은 상태였는데, 함 사장 취임 이후 올해 갑자기 민자로 전환됐다"며 이를 낙찰받은 업체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테마주'로 꼽힌 업체 '위즈코프'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질의에 김명호 도로공사 영업본부장은 "휴게소 입지는 노선이 문제 되기 전에 결정돼 있었다"며 "고객에게 첨단 휴게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민자 방식을 가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