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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가게는 100만원…딴 가게는 2천만원” 누구도 구별 못할 다이아…왜 사?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100만원짜리나 2000만원짜리나 전문가도 구별 못한다.”

1캐럿 다이아몬드 얘기다. 한때 돈 좀 쓴 결혼이라면, 예물로 빠지지 않던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하지만 이젠 실험실에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시대가 왔다.

2000만원 수준에 이르는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가 이젠 100만원으로도 살 수 있다. 전문 감별사도 구별하지 못할 만큼 똑같은 다이아몬드다. 심지어 커뮤니티 등에선 대학생 커플반지로 1캐럿 다이아를 추천할 정도다.

역으로, 굳이 수천만원을 주며 다이아몬드 반지를 살 시대는 끝났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고가 외에도 환경파괴나 인권유린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국내에선 전 세계 8번째로 실험실에서 천연 다이아몬드와 100% 동일한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는 업체까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천연 다이아몬드를 대체하는 인조 다이아몬드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기술 한계로 천연 다이아몬드만큼의 색을 구현하지 못해 주로 공업용으로 쓰였다.

실제 천연 다이아몬드 수준까지 개발된 건 2010년대부터다.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대했으며, 최근엔 국내에서도 생산업체가 나왔다. 실험실에서 제작한 다이아몬드란 뜻을 담아 ‘랩그론(Lab-Grown) 다이아몬드’로 불린다.

실험실에서 천연 다이아몬드 생성 조건과 동일한 조건으로 만든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화학적이나 물리적으로 100% 동일해 전문 감정사도 구별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실제 가격은 어떨까? 최근 한 보석 브랜드는 1캐럿 크기의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100만원대에 판매했다. 현재 쇼핑몰 등에서도 100만원대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기존 다이아몬드업체의 가격은 전혀 다르다. 워낙 브랜드마다 가격 편차가 크지만, 명품 브랜드의 경우 1캐럿 다이아몬드가 2000만원대에 이른다. 전문가들도 두 다이아몬드의 성분 상 차이는 전혀 없다고 평가한다.

[KDT 다이아몬드 홈페이지 캡쳐]

국내에선 최초로 보석업체 KDT 다이아몬드가 랩그론 다이아몬드 생산에 성공했다. 전 세계에서 8번째다. 2~3주에 1캐럿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연간 1000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는 11월엔 인도 공장까지 착공할 예정이다. 업체 관계자는 “향후 연간 10만캐럿의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치 소비가 중요해진 것도 랩그론 다이아몬드 성장과 맞물려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환경파괴와 노동착취 등이 논란이 됐다. 다이아몬드 광산을 두고 아프리카 국가 간 내전을 벌여 ‘블러드 다이아몬드’란 오명까지 생겼다.

영화 블러드다이아몬드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두고 내전이 벌어지는 모습 [공식 스틸컷]

천연 다이아몬드 채취엔 수 km 깊이로 땅을 파야 하며, 흙을 씻는 데에도 막대한 물이 투입된다. 과거 지구에 구멍이 난 듯 파헤친 다이아몬드 광산 사진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도 급하락 중이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드비어스는 다이아몬스 원석 가격을 최근 1년 간 40% 인하했다. 드비어스 역시 랩그론 다이아몬드 생산에 뛰어든 상태다.

세계 다이아몬드 산업 시장 조사 업체 에단골란에 따르면, 5년 전 전 세계 랩그론 다이아몬드 판매량은 전체 시장의 1%도 채 되지 않았지만, 매년 꾸준히 급증, 최근엔 10% 이상까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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