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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찝찝해 검사하니 ‘마약양성’…본인도 모르게 마약 노출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마약류 익명 검사를 지원한 사람들 중 일부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1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가 지난 8월 10일부터 최근까지 진행한 마약류 익명검사에서 총 63명이 지원해, 이중 2명이 양성을 통보 받았다. 서울시는 동작구와 도봉구, 동대문구 등 3개 자치구를 시작으로 25개 구청 보건소를 통해 마약류 익명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어떤 경위로 마약에 노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타인이 준 음료 등을 통해 피해자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익명검사를 받다 양성이 나온 이들의 경우, 치료를 보장하기 위해서 처벌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마약류 익명검사를 시행한 배경엔 마약 노출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이 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다. 강남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 등 최근 마약 관련 범죄 노출 빈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마약류를 섭취하거나 중독될 수 있다는 시민의 우려가 커진 것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조기에 찾아 마약류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다는 취지로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는 마약류 간이 진단키트를 활용한다. 검사자는 미리 온라인 설문이나 검사 안내문에 나온 QR코드를 통해 질문지를 작성하고 보건소 등에서 소변검사를 받는다. 이후 보건소 임상병리실에서 식약처 인증을 받은 의료용 마약류 검사 키트로 마약 성분 검출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사가 이뤄진다. 검사자는 필로폰·대마·모르핀·코카인·암페타민·엑스터시 등 마약류 6종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통상 30분 이내로 확인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마다 검사 소요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접수부터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20~30분이 걸린다”며 “검사자가 결과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이 결과 나올 때 맞춰 전화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유선 상으로 결과를 알려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확인되면 검사자 희망에 따라 서울시 은평병원으로 연계돼 2차 판별 검사나 자치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에서 의료복지상담 등 재활 치료를 받는다. 이는 검사자 본인의 의사에 맞춰 지원되므로 강제성은 없다.

검사는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QR코드로 접수해 받을 수 있고 비용은 전액 무료다. 마약 중독·재활 치료자, 법적 조치를 희망하는 마약류 범죄 피해자, 보건·의료인 같은 직무 관련 검사 희망자 등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검사는 철저히 익명이 보장된다. 검사자는 신분을 밝히지 않아도 되고 검사 과정과 결과도 비밀로 진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성 판정을 받은 검사자가 서울 은평병원에 갔는지, 재활 상담을 따로 신청해 받았는지 등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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