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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터질 게 터졌다” 3억 받는 의사만 연봉 인상?…폭발한 서울대병원 직원들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연대본부 총파업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석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서울대병원이 파업에 들어간다. 국립대병원 맏형격인 서울대병원 뿐만 아니라 경북대병원도 파업에 돌입했고, 충북대병원, 제주대병원, 강원대병원 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업의 도화선은 서울대병원이 속한 국립대학병원협회가 총인건비 제한에서 의사직을 제외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었으나, 내면에는 간호사 등 고질적인 인력 부족, 열악한 근로환경, 어린이병원 병상수 축소 등이 깔려 있다.

노조는 필수유지업무협약에 따라 최소 인원을 남겨둘 예정이지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환자 불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대병원에 의료공공성 강화와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

11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분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서울대병원분회에는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등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임상병리사, 의료기사 등 약 3800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 필수 의료인력을 남긴 채 하루 1000명씩 나눠 파업에 나선다.

서울대병원 파업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 7월 국립대학병원협회가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국립대병원 인건비 상한 규제에서 의사 인건비만을 제외해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했고, 이 같은 움직임이 서울대병원 노조 여론에 불을 질렀다.

협회는 국립대병원 내 극심한 노사갈등을 이유로 “총액인건비에서 의사직만 해제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장 연봉은 지난해 기준 2억6277만원이다.

실제로 의료연대본부는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을 향해 “특정 직종이 아닌 병원 구성원 모두의 근로조건 향상과 처우개선 등 책무에도 정작 관심은 의사직 몸값 올리기에만 있었던 것”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캡쳐]

이후 서울대병원과 노조 간 28차례에 걸친 교섭은 별다른 성과 없이 결렬됐다. 결국 노조는 ▷의료공공성 강화(의사 성과급제 폐지·어린이병원 병상 수 축소 금지 등) ▷필수인력 충원(서울대병원 61명·보라매병원 53명) ▷실질임금 인상 및 노동조건 향상(유급휴일·야간근무자 노동시간 단축·장애인 일자리 개선) 등 관철을 위해 행동에 나섰다.

경북대병원도 이날 파업에 들어갔다. 서울대병원과 마찬가지로 인력 충원 등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인데, 의료연대본부에 소속된 병원이 이들 외에도 충북대병원, 제주대병원, 강원대병원 등이 있는 만큼 대다수 국립대병원으로 번질지도 주목된다.

이중 강원대병원은 오는 26일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고, 충북대병원도 쟁의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대병원에서 파업이 도미노처럼 퍼지고, 장기화 될 경우 환자 불편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의료연대본부는 “환자 유형이 다양해지고 중증도도 높아져 숙련된 병원 근로자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과잉진료를 유발할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하려는 등 의료공공성을 약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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