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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사조’ 네타냐후 정치생명 끝나나…“안보 실패 책임론 부상” [이·팔 전쟁]
사법개혁으로 국가 분열하며 안보 실패 뼈아파
즉각 사임 요구는 없으나 책임론 피할 수 없을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 텔레비전으로 대국민 연설하는 모습[이스라엘 정부 공보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15년간 정권을 유지해 선거의 ‘불사조’로 불리는 베냐민 네타냐후(73)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공격에선 안보 실패의 책임을 톡톡히 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아미트 시갈 이스라엘 공영방송 채널12의 수석 정치 평론가 겸 기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역사는 늘 위기 이후에 정부의 붕괴가 나타났다”며 “1973년 욤 키푸르 전쟁 때처럼 이번 전쟁 역시 정치, 군사적 주요 인물들이 모두 물러나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네타냐후가 살아남는다면 역사적인 선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잘 무알렘 알모니터의 이스라엘 전문가도 뉴욕타임스(NYT)에 “현재 네타냐후는 피해 통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토록 엄청난 안보 실패 이후에는 더 이상 자리에서 버틸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 전쟁에서 군사적, 외교적 성공을 거두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이스라엘의 승리를 위해서라기 보다 자신의 유산을 위해 싸우는 것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국가 비상상황에서 네타냐후의 반대자들도 그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진 못하지만, 하마스 무장세력의 기습으로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의 유대인 살상이 발생하면서 총리 책임론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국내외에서 많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법개혁을 밀어붙이면서 정작 하마스의 침공 준비에 대해서는 깜깜이였다는 사실에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채널12는 하마스의 이번 공격은 12~18개월 전부터 계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네타냐후가 사법개혁에 힘 쏟던 시기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법개혁으로 인해 몇 달 동안 거리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시민들은 둘로 분열됐으며, 정부의 자금과 관심은 안보에서 멀어졌다.

이 외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극우 연정을 수립해 팔레스타인을 궁지로 몰았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서안지구에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을 확장했으며 모스크에 대한 무슬림의 감수성을 무시하는 등의 행보로 공격의 불씨를 당겼다는 해석이다.

다른 아랍4개국(UAE·바레인·모로코·수단)과의 아브라함 협정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에만 치우쳐 정작 등잔 밑의 팔레스타인은 간과했다는 지적과 허술한 가자지구 방어선 관리 등도 도마에 올랐다.

NYT는 이번 침공으로 인해 이스라엘 시민들 사이에 그들의 기관, 군대와 정보 기관이 무능하다는 인식이 퍼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가장 피해가 집중된 가자지구 근처 키부츠(집단 농장) 주민들이 본래 네타냐후의 충성 유권자였다는 점에서 지지세력 이탈이 예고된다고 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하마스를 성공적으로 격퇴할 지 여부는 앞으로 며칠, 몇 주 안에 결론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사이에 퇴진 요구가 발생할 경우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긴급 정부를 구성해 스스로를 보호하려 할 것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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