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인'으로 불려 온 김남조 시인이 10일 오전 96세 일기를 마쳤다. [구상선생기념사업회]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기독교적 사랑의 세계와 윤리의식을 담은 시를 주로 써온 김남조 시인이 10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6세.

문단에 따르면 김 시인은 이날 오전 숙환으로 타계했다.

고인은 1927년 경북 대구 출신으로 일찍이 일본 후쿠오카시로 유학해 규슈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귀국 후 1951년 서울대학교 시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48년에 연합신문에 시 '잔상', 서울대 시보에 시 '성수'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목숨', '사랑초서', '바람세례' '귀중한 오늘'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며 사랑과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써냈다.

평생 1000여 편의 시를 써온 고인은 '사랑의 시인'으로 불리웠다. 가장 최근인 2020년 출간한 자신의 19번째 시집 '사람아, 사람아'을 비롯해 고인은 줄곧 사랑을 노래했다.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있는 김세중 미술관. 김남조 시인은 남편인 조각가 김세중과 함께 지내던 집을 2015년에 개조해 미술관으로 개방했다. [김세중 미술관 홈페이지]

숙명여대 교수, 한국시인협회장 등을 지냈으며 1993년 국민훈장 모란장, 1998년 은관문화훈장, 2007년 만해대상 등을 받았다.

2000년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취임했고, 등단 71년 차인 2020년에 93세의 나이에 시집을 발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

남편인 조각가 김세중(1928~86)과 함께 지내던 서울 용산구 효창동 자택을 2015년 50억원의 사재를 털어 리모델링해 문화예술공간 ‘예술의 기쁨’을 개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