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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시민 사계절 힐링하는 서울대공원 만들 것” [헤경이 만난 사람-김재용 서울대공원 원장]
내년 개장 40주년 “시민공간 변화 가속”
사회 취약계층 대상 ‘동행투어’ 첫시행
둘레길 확장·테마가든 무료개방 검토
“방문객 1000만 대비...공공역할 해야”
김재용 서울대공원 원장이 10일 서울대공원 원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방문객 1000만명 시대에 대비해 서울대공원은 앞으로 누구나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공 인프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제공]

“앞으로 서울대공원은 시민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힐링의 공간, 매력의 공간이 돼야 합니다.”

김재용(55) 서울대공원 원장은 서울대공원이 1984년 5월 개장 이후 40주년을 맞는 내년을 앞두고 시민을 위한 힐링 공간으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10일 서울대공원 원장실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서울대공원의 연간 방문객이 1000만명에 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제 서울대공원은 유료화 서비스보다는 누구나 찾아와 편히 쉴 수 있는 공공 인프라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공원의 수익원은 놀이동산 테마파크인 서울랜드, 주차장과 캠핑장 및 코끼리 열차, 스카이리프트 등 민간허가시설 사용료, 동·식물원 입장료가 전부”라며 “지금까지 서울대공원 방문객 집계는 이러한 유료 방문객을 기준으로 한 것이었으나 둘레길, 산림욕장 등과 같은 서울대공원의 기본 인프라를 무상으로 이용하는 방문객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동물원과 테마가든 등 유료 입장객 300만명 외에도 둘레길과 산림욕장 등 무료 방문객 300만명까지 연간 방문객을 최대 600만명으로 추산한다”며 “수도권의 허파 역할을 하는 서울대공원의 향후 역할은 시민을 상대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장소가 아니라 누구나 편히 와서 쉬어갈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이어 김 원장은 “서울대공원 방문객 1000만명 시대에 대비해 둘레길 정비 및 확장, 산림욕장 및 캠핑장 활성화, CCTV 및 안내판 확충, 황토길 신설 등 누구나 와서 굳이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과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둘레길은 이미 서울대공원 방문객들의 힐링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김 원장은 청계산 산림욕장길(7.0km), 동물원 둘레길(4.5km) 등 기존 둘레길을 안전하고 걷기 좋게 정비하고 청계호수공원의 호숫가 둘레길(2.8km)도 일부 폐쇄 구간을 정비해 전 구간을 개방하는 등 913만㎡에 이르는 광대한 공원 부지를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그는 경치가 아름다운 호수공원 둘레길의 혜택을 더 많은 시민이 누릴 수 있도록 이곳과 연결된 유료 ‘테마가든’(성인 1인 입장료 2000원)을 향후 무료로 개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테마가든의 연간 수익 규모가 약 2억원입니다. 이곳을 유료로 유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연간 관리인력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이곳을 무료로 전환해 더 많은 시민이 힐링하고 안식을 찾는다면 그 가치는 값으로 매기기 어려울 만큼 크지 않겠습니까.”

서울대공원이 올해 새롭게 도입한 전기순환버스. 장애인 휠체어 등을 탑재할 수 있는 전기순환버스를 운영해 교통약자 방문객의 편의를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공원 제공]

▶올해부터 ‘동행투어’로 사회적 취약계층 3000여명 초청=서울대공원은 행정구역상 경기도 과천에 소재하지만 운영권은 서울시가 갖는 독특한 형태의 공원이기도 하다. 서울시 관료 출신의 김 원장은 민선 8기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시정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서울대공원 운영에 접목했다.

그래서 올해부터 서울대공원에 나타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 중인 ‘동행투어’다. 서울대공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취약계층의 소외 현상이 더욱 심화된 가운데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된 올해부터 이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동행투어를 마련했다.

김재용 원장은 “서울대공원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부터 손자, 손녀에 이르기까지 가족 전 세대가 방문하는 추억의 장소이자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 공원”이라며 “이러한 곳에서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약자와 동행사업을 실시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행투어는 저소득층과 한부모 가정,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매 회 약 400명을 서울대공원으로 초청해 동물원과 서울랜드, 코끼리 열차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동물원 방문이 어려운 장애 아동과 복지시설 어린이 총 2000명에게는 동물원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사정상 동물원을 직접 찾기 어려운 경우 동물원에서 제작한 교육자료 패키지를 보내주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장애인, 유아,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위해 서울대공원 입구~동물원을 오가는 전기순환버스를 도입해 운행하고 있다. 장애인 휠체어 등을 탑재할 수 있는 신규 전기순환버스를 새롭게 들여와 교통약자 방문객의 교통 편의를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방문객이 가장 큰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은 야외 이동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그런데 방문객 중 유아, 어린이, 어르신 등 보행 안전에 취약한 관람객의 비율은 전체의 37.8%에 달한다.

김 원장은 “새로 운행하는 전기순환버스는 장애인 휠체어를 무리 없이 실을 수 있어 장애인의 탑승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또한 임산부, 유아, 어르신 등 교통약자들이 무료로 탈 수 있어 서울대공원 야외의 먼 이동거리가 앞으로 이들에게 더 이상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서울대공원을 취약계층은 물론 일반 시민 누구나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둘레길을 중심으로 서울대공원 전역에 CCTV와 안전사고 안내판을 확충하고 있다. 또한 둘레길 주변에는 호루라기 무료 배부함을 설치해 위급상황 시 호루라기를 불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둘레길, 테마가든 산책로 곳곳에 CCTV가 추가 설치돼 현재 704개의 CCTV가 가동되고 있다. 산책로와 둘레길 곳곳에는 낙상사고 위험 등을 알리는 안내판 250여개를 준비, 기존 안내판을 교체하거나 신규 설치했다.

안내판은 멀리서도 쉽게 식별이 가능하도록 색상과 위치를 조정했고 공원과 어울리는 심미적 디자인을 적용했다. 향후 공원 내 노후된 안내판 700여개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지하철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종합안내판 등 총 8개의 노후된 종합안내판은 신형 디지털 종합안내판으로 교체해 방문객이 한 눈에 현재 위치와 목적지, 추가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방문객 1000만명 시대, 누구나 힐링하는 장소 돼야...테마가든 입장료 폐지”=식물원과 동물원, 산림치유센터, 치유의 숲 등 서울대공원 곳곳에서는 유아·초등학생·중고등학생·일반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일반 시민을 상대로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숲해설 프로그램이 연중 무료 운영 중이다. 특히 치유의 숲에서는 올 한 해 노인, 장애인, 치매환자, 암환자, 감정노동자 등 다양한 사회적배려층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120 다산콜재단 소속 상담원들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겁니다. 상담원들이 단체로 공기 좋은 산기슭에서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너무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서울대공원 내 유휴 시설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개장한 산림치유센터는 산림욕과 싱잉볼, 족욕 등의 힐링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며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또한 김 원장은 서울대공원 내 캠핑장과 야구장 등의 시설도 구비돼 있어 향후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서울대공원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서울대공원의 청계산 내 임야 규모만 246만㎡에 달한다”며 “천혜의 환경에서 시민들이 치유와 활력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내 13만2000㎡ 규모 부지에 조성된 캠핑장의 인기 역시 시간이 흘러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986년 11월 처음 개장한 캠핑장은 현재 캠핑 텐트 100개, 피크닉 텐트 24개로 구성돼 500여명 수용 규모로 운영 중이며, 인터넷 사전 예약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김 원장은 올해 서울대공원의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방문객을 맞이하는 종합안내소 건물 내부를 새롭게 꾸며 서울대공원의 새 명소로 꾸밀 계획이다.

우선 종합안내소 오른편에 있는 예전 ‘기린나라’ 시설을 유아 및 어린이용 캐릭터 체험시설로 재단장해 연말 개장할 예정이다. 당초 철거여부를 고심할 정도로 애물단지였던 종합안내소 본 건물은 오랜 고민 끝에 디지털 미디어 테마파크로 조성하기로 했다. 올초 입찰공고를 통해 민간사업자를 선정 완료해 내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디지털 미디어 테마파크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건물 내부가 디지털 시설을 갖춘 새로운 공간으로 변모하면 이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디지털 전시 등을 개최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많은 방문객을 상대로 식음료 공간, 유아 및 어린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 등 각종 편의시설도 들어선다.

서울시 관광정책과장, 광화문광장추진단장, 도봉구청 부구청장 등을 지낸 김재용 원장은 종합안내소 건물 활용 방안을 고심하다 관광자원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

그는 “서울대공원은 날씨나 계절에 따라 방문객 수가 큰 영향을 받는다”면서 “만약 종합안내소를 디지털 미디어 테마파크로 재탄생시키면 생태와 자연 등을 테마로 한 첨단 디지털 전시물을 실내에서 사계절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1년 365일 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는 시설과 함께 서울대공원은 시민이 더욱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쉼터와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1년 처음 설치돼 현재까지 32년간 운영 중인 스카이리프트는 보다 안전하고 사계절 내내 탑승이 가능한 곤돌라 형태로 교체하는 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연내 사업 타당성과 적격성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를 토대로 사업자 선정 등 절차를 거쳐 2025년 착공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또한 내년 서울대공원 내에 황토길을 신규로 조성할 계획이다. 최근 맨발걷기 열풍과 함께 서울 곳곳에 황토길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호수공원 둘레길 구절초 동산 주변을 황토길 조성지로 선정 완료했다. 그는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무료 황토길이 개장하면 서울대공원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핫스팟’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용 원장은 “최근 방문객들은 서울대공원이 과거에 비해 전체적으로 한층 정돈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느끼실 것”이라며 “소소해 보이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을 세심하게 챙겨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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