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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종원의 ‘지역 살리기 매직’은 어떻게 이뤄지는가?[서병기 콘텐츠이야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베테랑 외식 경영 전문가인 백종원의 예산 시장 살리기가 대성공을 거두며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고향인 예산 전통시장과 예산 삽교 곱창특화거리 활성화를 성공시킨 데 이어 제 41회 금산세계인삼축제(10월 6~15일)에는 인삼국밥과 인삼쌀국수, 인삼소시지 등 인삼을 활용한 요리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 강진군도 백종원의 매직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전국의 지자체들이 백종원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백종원의 손길이 닿으면 성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산시장 살리기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과는 다르다.

백종원 대표가 식당의 문제 케이스를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매출액을 올려준 ‘골목식당’은 매주 지상파에서 방송된다는 홍보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골목식당’에 이어 탄생한 SBS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은 공간개발 전문가 유정수 대표가 폐업 위기의 동네 카페를 구원하러오는 솔루션 프로그램이다.

하루에 손님이 1~2명 오던 수원 루프탑 카페를 조선 정조 수원성을 지을때 사용했던 거중기 컨셉트를 차용한 은은한 조명과 유 대표의 전매특허인 물을 활용하는 인테리어인 연못(폰드)과 다리를 조성해 한나절 만에 매출액 50만원을 달성할 수 있게 했다.

수원성 주변의 이 루프탑 카페도 매주 지상파 방송을 타고 있는데다, 매출액을 카운팅하는 당일 배우 김지은이 카페 앞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카페 재오픈’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이건 약간 귀여운 반칙이다.

예산 시장 살리기의 홍보매체중에는 방송은 없다. 메인 플랫폼이 유튜브다. 그것만으로 대박을 만들어냈다.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담은 유튜브를 지상파인 MBC가 특집다큐 ‘백종원 시장이 되다’라는 제목을 달아 2회분으로 요약, 정리했다. 파워 유튜버 몇 명을 초대해 예산시장을 홍보해달라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그러니 백종원의 ‘예산재래시장살리기’와 ‘골목식당’은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다.

예산시장은 올해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누적 방문객 수 137만명을 돌파하며 한때 사라질 뻔 했던 작은 시장에서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으로 변신하며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예산시장을 필두로 예산의 다른 관광지들까지 덩달아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늘어난 관광객의 수만큼 일자리도 늘어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주고 있다. 인구소멸위기에 처했던 예산군은 인구가 외부에서 유입되는 등 인구가 늘면서 인구소멸위기를 극복하는 지자체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꿩 잡는 놈이 매’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재생이라는 지역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수행해왔지만, 백종원 같은 대박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백종원이 컨설팅한 예산시장내 조그만 고기튀김집은 하루 1500인분을 판다고 했다. 튀김 가격은 2천원에서 3천원으로 인상했는데, 3천원일 경우 하루 매출이 450만원에 이른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볼때,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다각적인 지역 살리기 프로그램은 필요하다. 하지만 프로젝트 개발 예산 2천만원에 매출 1천만원을 올리는 식의 지역개발 프로젝트도 적지 않다.

백종원이 예산 전통시장을 개발할 때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주변에는 우후죽순 생뚱맞은 매장들이 들어서고, 너무나 높은 가격을 책정한 가게들까지 생겼다. 어릴 적 레트로 감성 가득한 예산재래시장이라는 특색을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 우려했던 젠트리피케이션도 나왔다.

그래서 방문객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한 달간 재정비 시간을 가져야 했다. 감성 가득한 식당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에서 조명을 어둡게 하려고 하자 시장 주인이 “여긴 백종원 할아버지가 와도 안 돼!” “원래대로 그냥 내버려둬”라고 반발했다. 백종원이 손해나면 모든 걸 책임지겠다고 하자, 식당주인은 비로소 꼬리를 내리고 얌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예산국밥거리에 있던 ‘백종원 거리’라는 간판을 내리기도 했다.

백종원은 예산 전통시장 개발을 시작하기 전 우선 시장안에 비데를 설치한 현대식 화장실을 설치해 기부하기도 했다.

예산만이 가진 맛의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사과부터 쪽파, 꽈리고추 등 예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사과소스, 파기름국수, 꽈리고추 닭볶음 등 메뉴와 소스를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백종원은 손을 대기만 하면 성공한다. 마이더스의 손이긴 한데, 도깨비 방망이 같은 손은 결코 아니다. 주도면밀한 과정을 거친다. 그래도 매출 실패, 충돌, 마찰, 갈등, 반발이라는 리스크 요인이 나오면 다시 재검토해 매출증대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결국 지역경제를 살려낸다.

또한, 백종원은 10월중 tvN ‘장사천재 백사장’ 시즌2를 시작한다. ‘한식의 불모지’에서 한식당을 창업한다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는 일이다. 백종원이 이 어려운 해외 창업 도전기의 시즌2는 또 어떻게 성공시킬지가 궁금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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