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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유럽 문학의 거장’ 욘 포세, 노벨 문학상 품었다
‘제2의 헨리크 입센’ 등 수식어
방대한 장르 혁신적 희곡·산문
“음악 흐르듯 리듬 교차하는 작품”

노르웨이 출신의 ‘북유럽 문학의 거장’ 욘 포세가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대 희곡 뿐 아니라 소설과, 시, 아동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해 ‘제2의 헨리크 입센’, ‘21세기의 사뮈엘 베케트’ 등으로 불려 온 그에게 이젠 ‘노벨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생겼다.

스웨덴 한림원은 5일(현지시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202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욘 포세(64·사진)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포세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5000만원)와 메달과 증서가 수여된다.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으로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작품이 희곡, 소설, 시집, 에세이, 아동 도서, 번역서 등 방대한 장르와 작품을 아우른다”며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널리 공연되는 극작가 중 한 명이지만 산문으로도 점점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세는 “나는 압도됐고 겁이 나기도 한다”며 “이 상은 다른 무엇보다 다른 정치적 목적이 없는 문학에 주어진 상이라고 본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포세는 1959년 노르웨이의 해안 도시 헤우게순에서 태어나 1983년 장편 소설 ‘레드, 블랙’으로 데뷔했다. 이후 ‘보트하우스’, ‘병 수집가’, ‘납 그리고 물’ 등을 출간했다. 특히 그가 쓴 40여 편의 희곡은 전 세계 무대에 1000회 이상 올랐다. 덕분에 ‘인형의 집’을 쓴 헨리크 입센(1828~1906) 다음으로 많은 작품이 상연된 노르웨이 극작가로 꼽힌다.

그의 문학적 재능은 희곡 뿐 아니라 소설, 동화책, 시, 에세이 등 문학 전 분야를 아우르며 세계 50여개국 언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국내에도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문학동네),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지만지드라마) 3부작 중편 연작소설 ‘잠 못 드는 사람들’ 등 3편(새움) 등이 번역돼 나왔다. 오는 20일에는 그에게 순뫼레 문학상과 멜솜 문학상을 안겨준 장편 소설 ‘멜랑콜리아’(민음사)가 출간될 예정이다.

포세의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인간의 근원적 불안’이다. 그의 대표작인 ‘보트하우스’에서는 노르웨이의 피오르드 같은 신비한 자연이 주는 고립감, 타인을 향한 불안감 등을 다뤘고, ‘아침 그리고 저녁’에서는 어부 요한네스가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일상적인 사건에서 인간의 불안이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가 확장되지만, 결코 과장이나 군더더기가 없다는 평가다. 특히 노르웨이 남서쪽 방언의 일종인 뉘노르스카(nynorska)를 사용해 문장의 운율이 뛰어나다.

윤시향 원광대 명예교수는 “욘 포세는 음악이 흘러가는 것처럼 리듬이 교차하는 식으로 작품을 전개한다”며 “단순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철학적인 질문으로 나아가는 작가”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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