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테 국가대표 피재윤과 역도 국가대표 김수현(왼쪽)[피재윤 소셜미디어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반 메달을 획득하자고 약속했던 '국대(국가대표) 커플'이 아쉽게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가라테 국가대표 피재윤(21·대한가라테연맹)은 5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가라테 구미테 남자 75㎏급 16강에서 이란의 바흐만 아스가리에게 2-4로 패배했다.

쓰라린 패배를 한 피재윤은 몇 시간 뒤 경기장에 오르는 여자친구 김수현(28·부산시 체육회)을 걱정했다. 피재윤은 울음을 삼키며 "수현이는 수현이대로 자신에게 집중을 잘했으면 좋겠다. 응원하겠다"고 했다.

피재윤은 이날 아까운 패배를 거둬 관중에게 안타까움을 더했다.

피재윤은 1-1로 맞선 경기 종료 1초 전 득점으로 2-1로 앞섰다. 그런 그는 곧바로 발차기 공격을 허용했고, 끝내 2-4로 역전 당했다.

바흐만의 기술은 경기 종료 소리와 함께 이뤄졌다. 비디오 판독 결과 득점으로 인정받았다.

피재윤은 판정 뒤 한참이나 매트에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온 그는 감정을 쉽게 억누르지 못했다.

피재윤은 "좋은 결과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조금 더 집중했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마지막에 집중하지 못했다. 2% 모자랐다"고 고개를 숙였다.

바흐만이 8강에서 패배함에 따라 피재윤은 패자부활전 진출 기회도 놓쳤다.

피재윤은 이날 오후 경기에 나서는 김수현에 대해선 "어제는 각자 훈련에 집중하느라 선수촌에서 약 10분 정도 봤다"며 "둘 다 컨디션이 좋았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현이는 자신에게 집중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합]

피재윤과 역도 여자 76㎏급 국가대표 김수현은 진천선수촌의 '공식 커플'이다.

가라테 국가대표 박희준의 소개로 만난 둘은 지난해 가을 연인으로 발전했다.

김수현은 이날 5일 메달 사냥에 들어간다.

앞서 김수현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재윤과)종목은 다르지만, 훈련법을 공유하고 고민도 나눈다. 선수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우린 서로 이해한다"며 "역도와 가라테 모두 비인기 종목이다. 나를 열렬히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가라테 국가대표 피재윤이 5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가라테 구미테 남자 75㎏급 16강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