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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사, 인력난에 로봇 도입…작업시간도 60% 대폭 단축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이 스윙모션을 하며 굴곡진 부위를 자동 용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제공]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선박 건조의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용접부터 곡 성형, 전선 포설, 수중 선체청소까지 건조 과정 전반에서 로봇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조선사들은 생산성 향상과 안전사고 예방 측면에서도 로봇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보고 경쟁력 유지의 무기로 로봇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화물창 제작에 최적화한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용접 로봇은 기존 플라즈마 아크 용접(PAW)과 비교해 속도가 최대 5배가량 빨라 LNG운반선의 건조 생산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숙련된 용접 기능인력 확보가 점차 어려워지자 그 대안으로 ‘로봇 용접공’을 주목하고 2021년부터 고속 용접 로봇을 개발해 왔다. 로봇은 레이저 빔을 일정한 간격과 속도로 회전시킬 수 있으며 초점 위치를 변경해 비드(용접살) 폭을 넓히거나 굴곡진 면에서 용접 위치를 자동으로 찾을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용접 로봇이 삼성중공업의 화물창 건조 경쟁력을 유지할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도 로봇 용접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대조립 공정에 협동로봇을 도입한 이후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수평·수직·돌림 등 전 방향 용접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에서도 무게 13㎏의 로봇이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선체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정밀한 용접작업을 수행한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용접 로봇을 추가로 대거 도입하며 운용 규모를 40여 대 수준으로 늘렸다.

한화오션의 경우 올해 초 선박 배관 조정관을 용접하는 협동로봇을 개발해 현장에 투입했다. 경영난을 겪던 2019년부터 수십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된 이 로봇은 별도의 안전펜스나 안전센서 없이 작업자가 로봇 가까이에서 정밀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용접 로봇 투입으로 작업 준비 시간이 60%가량 줄어들 것으로 한화오션은 보고 있다.

조선사들은 용접 외에도 선박 건조 과정 전반에서 로봇을 쓰고 있다. 물에 잠기는 선박의 선체 하부를 청소하는 수중 선체청소 로봇나 전선을 자동으로 설치하는 전선 포설 로봇, 곡면 형상의 선박 외판을 자동 성형하는 곡 성형 로봇 등이 사람을 대신해 작업 효율성을 높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선박 건조 공정에서의 로봇 도입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의 장기 불황에 따른 건조 인력 급감으로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4~2025년 선박 인도 예정 물량은 2014~2015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조선사들의 건조 인력 규모는 당시(20만명) 대비 50%인 10만명 규모에 불과한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최근 수주잔고를 고려했을 때 올해 말까지 생산인력이 1만4000명가량 부족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가운데 위험한 작업에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해 안전사고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이 인력난 해소의 정답은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공정 효율 향상, 안전성 확보, 가격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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