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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부진한 세운상가 재개발...외벽붕괴에 추진 목소리 커져
복잡한 이해관계·보상 등 관건
세운상가 외벽이 떨어졌지만 그물망 등 아무런 조치가 없이 방치돼 있다. 박자연 기자

세운상가 외벽이 최근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해 재개발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세운상가는 건물 곳곳에 철근이 드러나 있고, 추가적인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민간과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서울시는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장 먹고 살기가 급급해 ‘위험 지역’으로 출근해야 하는 상인들은 지자체의 추진력 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방문한 종로구 세운상가는 콘크리트 외벽이 떨어진 곳만 접근금지 띠가 둘러 있을 뿐 다른 가게들은 아무 일이 없다는듯 문이 열려 있었다. 이달 19일 83kg 외벽이 떨어져 상인이 중상을 입은 곳이라고는 짐작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상인들과 이곳 세입자들의 우려는 상당하다.

세운상가에 작업실이 있는 한 청년은 “매일 출근하면서 지나가는 길인데 (사건) 이후로 매일 불안하다”며 “건물보다 조금 떨어져 걷고 나름 신경쓰긴 하는데 확실한 예방책은 아니지 않느냐, 빠른 대책이나 건물 노후 조사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

상인들은 또 다시 이런 사건이 반복될 수 있으니 하루 빨리 철거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보상이 관건이다. 세운상가에 30년 가까이 터를 잡고 장사를 했다는 한 상인은 “우리는 자영업자인데 사고가 일어났다고 해서 당장 문을 닫을 수 없는 노릇”이라며 “철거가 필요한 상황임은 분명한데 보상을 잘 해줘야 하지 않겠냐. 그냥 장사 접고 나가라고 하면 나중에는 새 건물 월세가 비싸 다시 못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종합전자상가라는 세운상가만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세운상가 상인은 “건물주, 상인 모두 이해관계가 달라 모두의 이야기를 듣다가는 이도저도 안될 것”이라며 “서울시에서 추진력 있는 결정을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상인들은 대체 상가를 마련해주던지 상가 이주비를 제공하는 조치를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의 방향성으로 ‘공원화’를 내걸었다. 지난해 4월 세운상가 건물을 헐어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공원을 만들고, 양옆으로 초고층 복합 빌딩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선도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종묘~퇴계로 일대 민간 재개발시 세운상가군 매입 기부채납을 받아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철거 전 토지 보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세운상가 재개발 문제를 언급하며 “(당장) 확정적으로 말할순 없지만 수용하는 방식도 있다”고 언급했다. 재개발 소식이 알려진 후 땅 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감정평가액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팔겠다고 해 시의 매입이 어려워진 상황을 ‘수용’으로 풀겠다는 심산이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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