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8월 전산업 생산이 3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이 13개월만에 최대폭으로 반등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이 늘었고, 기상 악화 영향 축소로 대면 업종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도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는 3.6% 늘면서 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7월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감소’에서 생산·투자가 동반 반등해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2.1(2020년=100)로 전월보다 2.2% 증가했다. 2021년 2월 2.3% 증가한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광공업이 산업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광업과 제조업, 전기·가스업에서 모두 생산이 늘어 전월보다 5.5%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13.4% 늘어 지난 3월(30.9%)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반도체 8월 생산량(계절조정)은 범용품목 감산에도 고부가 품목이 개선되면서 1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9월 수출 금액도 1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본격적인 회복세 전환을 시사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예술·스포츠·여가를 중심으로 0.3% 늘었다.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에 3개월 연속 증가했고, 기상악화 영향 축소로 여가･음식숙박 등 대면업종이 개선을 이끌었다.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 등 전산업 4대 부문 모두 증가한 것은 2022년 3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설비투자는 3.6% 늘어 지난해 8월(8.9%) 이후 12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건설기성도 4.4% 증가했다.

반면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는 0.3% 감소했다.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의 소비가 모두 줄었다. 재화소비가 수입차를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서비스소비의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 카드매출을 감안하면 9월에도 소비회복 흐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0.2포인트 하락했으며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전월과 같았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생산과 반도체 기계 장비 증가 등에 힘입어 전산업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소매 판매는 수입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8월 산업활동은 7월의 일시적 요인에 의한 조정에 벗어나 광공업 중심으로 상당폭 개선되면서 양호한 9월 수출실적과 함께 3분기 제조업･순수출 중심의 회복을 시사하고 있다”며 “전산업 생산을 구성하는 모든 부문에서 17개월 만에 생산이 동반 증가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이어 “최근 경기 반등 조짐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유가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한 만큼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내수·수출 등 성장모멘텀 보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