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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 조각'된 물납 주식 148종목…상속세 2581억원 사라져
처분 못 한 물납 비상장주식 326종목…절반가량 사실상 매각 불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상속세로 물납 받은 비상장주식 중 아직 처분하지 못하고 보유 중인 주식이 326종목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가량인 148종목은 폐업 등으로 비정상법인이 된 기업 주식이라 휴지조각이 된 셈이다.

물납은 상속인이 일정 요건에 따라 현금 대신 유가증권이나 부동산, 비상장주식 등 자산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절차다. 이 가운데 비상장주식은 가치 평가가 어려운 데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외부인이 선뜻 사들이기 어려워 매각도 수월하지 않은 편이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물납제도가 시행된 1997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캠코가 물납 받은 비상장주식의 규모는 총 1155종목, 최초 물납 금액은 7조5840억원이다.

올해 물납 된 넥슨그룹지주회사(NXC) 주식의 지분가치(4조7358억원)를 제외한 금액은 2조8482억원이다. 물납 된 주식 중 매각에 성공한 종목은 816개로, 매각률은 70.7%다.

326개 종목은 아직 아직 매각이 이뤄지지 않아 캠코가 보유 중이다. 이 종목들의 물납 금액은 5조8732억원, NXC를 제외한 금액은 1조1374억원이다. 매각되지 않은 종목들의 평균 보유 기간은 12.3년으로 집계됐다. 20년 이상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종목도 23개나 됐다.

326종목 중 절반가량인 148종목은 비정상법인의 주식이다. 유형별로는 청산 88종목, 파산 29종목, 해산 18종목, 휴·폐업 13종목 등이었다. 이들 종목의 가치는 최초 물납 금액 기준으로 2581억원에 달하지만, 현재는 시장 가치가 없어 향후에도 처분이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세금 2500억원 상당이 사라진 셈이다.

정부는 이 때문에 현금 등 금융자산만으로 세금 납부가 어려울 때만 물납을 허용하고, 물납 순서도 국공채→처분 제한된 상장주식→국내 소재 부동산→조건을 충족하는 유가증권→비상장주식 순으로 정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양경숙 의원은 "최근 세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물납 주식조차 처분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는 세원 확보를 위해 물납 제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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