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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발 응급실 좀 오지 마세요!” 명절 때마다 뒷목 잡는 의사들…무슨일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이러다 뒷목 잡고 쓰러지겠어요.”

수도권 A대학교 응급의료센터에서 일하는 응급의학전문의 B씨는 명절 때마다 홍역을 앓는다. 평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기 때문이다. 이 기간, 응급실은 말 그대로 포화상태다.

비단 B씨 뿐만 아니다. 특히 이들을 한숨짓게 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환자가 ‘경증’이라는 점. 지난해 추석 연휴동안 응급실을 찾은 환자수는 16만명을 훌쩍 넘지만, 이중 85%가 응급진료 후 귀가했다.

굳이 응급실까지 올 필요가 없는 환자가 대부분이었단 의미다.

이 같은 경증환자가 응급실을 채우면 부족한 응급인프라는 모든 환자를 감당할 수 없고, 심지어 중증환자 치료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서는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헤럴드DB]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 동안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인원은 총 16만4893건이다. 세부적으로 9일(4만795건), 10일(4만6092건), 11일(4만4710건), 12일(3만3296건) 등이다.

문제는 이들 환자 대부분이 경증이라는 사실이다. 연휴 기간 중 내원환자의 85.1%가 응급진료를 받고 귀가했다. 입원은 10.5%, 전원은 1.1%에 불과했다. 경증환자들이 응급실에서 가벼운 치료 후 귀가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의료계는 이 부분을 지적했다. 가뜩이나 응급의료인프라는 부족한데, 명절 연휴로 경증환자들이 몰리면서 정작 응급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에는 필수 의료인력만 유지돼, 평상시보다 진료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헤럴드DB]

이에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의사회는 경증환자의 응급실 전화문의 자제, 단순 발열 시 해열제 투여 및 의원 이용, 단순염좌·골절·교통사고·열상 등 경증환자 의원 및 지역 응급의료기관 우선 이용,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 응급실 이용 자제 등을 당부했다.

의사회는 “명절 때마다 정부 등에서는 응급실을 24시간 연다고 홍보하지만, 경증환자의 폭증으로 중증환자를 돌보는 데 장애가 생긴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응급실 입장에서는 명절 연휴기간이 연중 최고로 취약한 기간”이라며 “응급실 여력이 있어야 중증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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