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 좋다" 미소 짓는 프랭크 루비오 [EPA=연합]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우주선이 고장나는 불의의 사고로 장기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고립됐던 미국과 러시아 국적의 우주비행사 3명이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고 2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5시 17분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프랭크 루비오, 러시아 우주인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드미트리 페텔린 등 3명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소유스 MS-23 우주선으로 카자흐스탄 제즈카잔 지역의 외딴 곳에 착륙했다. 우주로 떠난 지 371일만이다.
루비오는 기존 미국인 우주비행사 마크 반데 하이가 2022년 기록한 우주공간 최장 체류 기록인 355일을 깨뜨리고 2주 더 머문 셈이 됐다. 세계 기록은 러시아의 발레리 폴랴코프가 1994∼1995년 세운 437일이다.
프로코피예프는 착륙 과정에서 무선 통신을 통해 지상 관제사들에게 "우주인 세 명 모두 기분이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대기권을 통과하며 지표면의 4배에 달하는 중력가속도를 견뎌냈으며, 캡슐이 땅에 무사히 착륙하자 구조대원을 태운 헬리콥터가 접근해 이들을 이동시켰다. 루비오는 우주선에서 나와 "집에 돌아오니 좋다"고 감회를 밝혔다.
낙하산 펴고 무사 착륙한 소유즈-23 우주선 [EPA=연합] |
이들 우주인 3명은 작년 9월 러시아의 소유스 M-22에 탑승해 ISS 도착했다. 애초 50여개의 실험을 진행한 뒤 올해 3월 같은 우주선으로 지구로 돌아온다는 계획이었으나, 작년 12월 M-22가 운석에 부딪혀 냉각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며 차질이 빚어졌다.
AP는 사고를 일으킨 물체가 우주 쓰레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들의 임무는 반년 가량 연장됐고, 이들을 태우고 귀환할 M-23 우주선이 지난 2월 ISS 도킹에 성공했다.
루비오는 1주일 전 귀환 비행을 앞두고 열린 원격 기자회견에서 "처음부터 우주에서 1년이나 지내게 될 줄 알았더라면 임무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심리적인 측면에서 생각보다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임무가 길어진 탓에 자녀 4명 중 첫째딸이 미국 해군사관학교 1학년을 마치고, 다른 자녀가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고 AP는 설명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1998년부터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건설됐다. 현재 양국 외에 일본, 캐나다, 11개 유럽국가 등 13개국이 참여해 공동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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