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이 화재로 붕괴되는 건물에서 대피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995년 경남소방본부에 임용된 A 소방관. 해병대 출신인 줄 알고 뽑았으나 사실은 특수부대 경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특수부대 근무 경력을 부풀려 채용된 '가짜 경력' 소방관이 7명이나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실에 따르면, 소방청이 '구조 분야 경력 채용자' 3903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앞서 2003년 해군 특수부대 해난구조대(SSU) 출신으로 경남소방본부 경력직에 채용돼 20년 가까이 근무해온 B 씨가 경력을 속인 사실이 지난 4월 언론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특수부대 3년 이상 근무'가 채용 조건이었는데, B 씨의 근무 경력은 2년 1개월밖에 안됐다. 소방청은 이에 지난 4∼5월 전수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실태 조사 결과 A 씨와 B 씨 외에도 6명이 특수부대 3년 이상 근무 경력을 충족하지 못했다.
2002년 경남소방본부에 임용된 해군 출신 소방관은 특수부대 근무 경력이 1년 10개월뿐이었다. 나머지 5명도 채용 요건 대비 1∼11개월의 근무 경력 미달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이들에 대해 시도 소방본부 재확인 후 경력 미달로 최종 확인되면 임용 취소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적발된 소방관 중에는 고의로 경력을 속여 채용된 것이 아니라고 반발하는 이도 있어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소방관의 경우 "당시 인사 담당관에게 경력 증명서와 각종 훈련 증빙 서류를 직접 가져가 보여준 후 (채용 서류) 접수 가능하다는 답을 받고 접수한 것"이라며 "특채로 채용된 동기들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 의원은 "일부 소방관이 허위 경력으로 합격함에 따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게 된 것은 분명히 잘못됐지만, 수년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 공로까지 폄하해서는 안된다"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채용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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