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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흐름 담긴 한은 기준금리 결정문…올해 키워드는 ‘둔화·수출·긴축’[머니뭐니]
1·2·4·5·7·8월 통화정책방향 분석
긴축에 따른 물가·성장 둔화 흐름 언급
5월부터 가계대출 증가세 관련 내용 담겨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올해 한국은행이 1월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2·4·5·7·8월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둔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물가 상승세 둔화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설명이 다수 포함된 영향으로, 물가 이외에도 국내 수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여러 차례 언급됐다. 미국 긴축 장기화 가능성과 환율 변동성 확대에 관한 내용, 가계대출 증가 흐름도 여러 형태로 담겼다.

[연합]
물가 상승세 둔화됐지만 ‘경기’도 둔화

먼저 올해 개최된 6번의 금통위 통방문에서 ‘둔화’란 단어는 총 71회 등장했다. 4월 통방문에 15회로 가장 많이 나타났고, 2월과 5월 12회, 1월과 7월 11회, 8월이 10회로 뒤를 이었다.

‘둔화’ 이외에는 ‘금리’, ‘물가’, ‘전망’, ‘흐름’ 등의 단어가 11회 이하로 골고루 나타났다. 이례적으로 4월에만 ‘금융’이라는 단어가 ‘둔화’와 함께 가장 많이 등장(15회)한 단어로 꼽혔다.

4월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이 커졌던 때로, 당시 금통위는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사태로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금융부문의 리스크 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 올해 상반기는 가파른 금리 인상과 수출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우려됐던 시기다. 실제 통방문 문구 변화를 살펴보면 수출 흐름에 대한 언급이 눈길을 끈다. 한은은 1월 금통위에서 “국내경제는 수출이 큰 폭 감소하고 소비의 회복 흐름이 약화되는 등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며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 11월 전망치(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한은은 5월 들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낮췄다.

이후 통방문에도 수출 흐름은 꾸준히 반영됐다. ▷(2월)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됐지만 IT 경기부진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4월) ‘소비가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수출이 IT 경기부진 심화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5월) ‘소비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등으로 부정적인 상황이 기술됐다.

하반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이다. 한은은 7월 통방문에서 “국내경제는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성장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밝혔다. 8월 금통위에서도 한은은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수출 부진도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8월 통방문엔 ‘흐름’,‘전망’ 두 단어가 11회로 가장 많이 쓰였고, ‘둔화’는 10회로 그 뒤를 이었다.

긴축 기조 강화 주시…가계부채 증가세 우려도

통방문 문구 변화를 이끈 다른 흐름은 미국의 긴축 기조였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능성에 따라 원/달러 환율 등락폭이 커지면서, 금융시장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한은은 2월 통방문에서 “금융·외환시장은 2월 들어 미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과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4월) ‘원/달러 환율은 무역수지 흐름, 주요국 금융불안 우려, 미 연준 긴축에 대한 기대 약화 등에 영향받으며 상당폭 등락했다’ ▷(5월) ‘원/달러 환율이 미 연준 정책금리 인상 종료 기대, 미 부채한도 협상 등에 따라 상당폭 등락했고…’ ▷(8월) ‘원/달러 환율이 주요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전망,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상당폭 높아졌고…’ 등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반영됐다.

가계대출 관련 내용은 5월부터 나타났다. 한은은 최근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5월 통방문에서부터 ‘가계대출이 소폭 증가했다’는 문구가 포함됐고, 7월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8월엔 주택가격이 수도권에서 상승폭이 확대됐고, 지방에서는 하락폭이 축소됐다는 내용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올해 남은 두 차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언급될지 주목된다. 최근 미국 추가 긴축 가능성에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10월 19일과 11월 30일 두 차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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