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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우스님 “30년된 조계종 조직체계 개편”
조계종 총무원장 취임 1주년
마애불 못세우면 지하 통로 고려
‘문화재 관람료’ 지원 개념 바꿔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대한불교조계종이 30년 된 종단 시스템에 대한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과거에서 벗어나 불교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복안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역사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우리 조직체계는 1994년 종단 개혁 때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졌다”며 “이후 30년 간 문화, 전통, 정서에 많은 변화가 있어 그에 대응하는 조직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조계종이 조직 개편을 서두르는 것은 불교가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는 자기 반성에서 비롯됐다. 종단 개혁 이후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지만, 조계종은 1994년 이후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등 3원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조계종이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 불교를 지향하려면 조직개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게 종단 내부의 생각이다.

진우 스님은 “올해 연말까지 조직개편에 대한 구체안을 마련해 이르면 내년 3월 총회 때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5㎝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주 마애불에 대해선 “일단 입불(立佛)이 목적이긴 하지만, 문화재 위원들이 세우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제2안으로 넘어진 불상을 그대로 둔채 지하 암실을 파 그 곳에서 관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70t 이상 되는 돌부처가 오랜 시간 넘어져 있다 보니 세우는 과정에서 균열이나 파손이 생길 수 있어서다.

그는 “토지소유권, 문화재 관리 권한, 각종 허가, 예산, 시뮬레이션 등 여러 제약과 행정절차 등의 단계가 있기 때문에 기대만큼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내후년이나 가능할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주 남산의 마애불은 지난 2007년 5월 남산 열암곡석불좌상과 일대를 발굴 조사하던 중 지면과 얼굴의 코 부위가 약 5㎝ 간격을 두고 넘어진 상태로 발견됐다. 마애불의 길이 약 6.8m, 너비 약 4m, 두께 약 2.9m에 달하며 무게는 약 70∼80t으로 추정된다.

진우 스님은 최근 불교가 대립과 혼란이 이어지는 정치권에 대해 종교 지도자로서 해야할 역할을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아직도 총무원장을 찾아오는 정치인이 많다. 굉장히 꾸짖는 경우가 많고, 서로 화합시키려는 시도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첨예한 진영 논리 속에서 일갈하면 양비론으로 번질 확률이 높고, 각자가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서 또 다른 정치적 논리가 발생할 소지도 있어 (정치인과의 만남을 공개하는 게)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받는 정부 지원금에 대해선 “문화재를 국보, 보물, 지방문화재로 지정한 것에 대해서는 국가가 어느 정도 보호·관리·운영을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관람료 차원이 아니라 국가가 당연히 국가 문화재로서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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