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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계 쥬라기공원 실현..이스라엘 고대 포도 복원
이미 멸종됐던 것, 유구서 DNA 추출
이스라엘 관광청, 세계 첫 성공 전해
사막 와이너리도 1~7세기 모습 재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영화 쥬라기공원에선 선사시대 모기 화석에서 모기가 빨아들인 공룡의 DNA를 추출해 요즘시대에 공룡을 부활시키는 공상과학 장면이 등장한다. 현대과학자들은 “현재로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논평한 바 있다.

추출 시기는 좀 다르지만, 최근 이스라엘에서 식물계 쥬라기공원 같은 일이 실제 벌어져 지구촌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스라엘 관광청은 이스라엘 중심부인 네게브 사막의 와이너리에서 세계 최초로, DNA추출을 통해 복원된 고대 포도품종이 다시 뿌리를 내리며 고대 와이너리의 복원작업이 시작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27일 전했다.

이스라엘 고대 와이너리 품종 복원 성공
이스라엘 와인

이번에 복원된 두 종류의 포도품종은 고대 지중해 전역과 그 너머까지 명성을 떨쳤으나 세대를 걸치면서 멸종된 네게브 와인 루트의 고유 포도품종 중 하나이다.

아브닷 고고학 발굴단과 하이파 대학교의 가이 바-오즈 교수, 텔아비브 대학의 메리브 메이리 박사 및 이스라엘 유물청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획기적인 DNA 연구를 통해 씨앗이 복원됐고 이 씨앗에서 성공적으로 자라난 포도 덩굴은 지난 9월 13일, 비로소 약 1500년 전 이 포도품종들이 자라던 바로 그 자리에 다시 심겨지면서 고대 와이너리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복원된 고대 포도품종들이 심긴 장소는 네게브 사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아브닷 국립공원이다.

이스라엘은 멸종됐던 고대 포도품종 복원을 하면서 사막와이너리도 당시 문헌 그대로 만들었다.

아브닷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나바테아인들의 향로(Nabataean Incense Route)로 잘 알려졌으나, 이곳의 인상적인 와인과 와이너리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아브닷 시는 향로로 이름을 떨쳤을 뿐 아니라, 비잔틴 제국 전역에 고품질 와인들을 공급하며 고대 세계에서 와인 생산 및 수출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던 네게브 와인 루트의 주요 장소 중 하나다. 네게브 와인은 연간 약 100만 리터가 생산됐고 꼭 마셔야 하는 성지 와인으로 알려지며 유럽대륙 전역 및 오늘날의 영국 땅까지 수출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아브닷의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자 복원과정에 돌입한 아브닷 국립공원의 와이너리는 서기 1-7세기 이스라엘 농업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전통적 구조에 따라 지어졌다.

여러 세대에 걸쳐 이스라엘 농업 경제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이 네게브에서 진행한 선구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역사적 농업 시스템 모델로 채택됐다.

이번 연구진은 새롭게 복원된 두 가지 품종을 심는 것으로 시작해, 수천 에이커의 땅에 샤르도네, 체닌블랑, 소비뇽 블랑, 말벡,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쁘띠 베르도 등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품종의 재배에 대한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 고대 와이너리 품종 복원 성공. 역사적인 식재 현장에 운집한 연구진들.

이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자연공원 관리청과 하이파대학교, 이스라엘 유물관리국, 사십여 개의 이스라엘 와이너리들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메라지 이스라엘 재단과 아브닷 국립공원이 속한 라마트 하 네게브 지역협의회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이스라엘 관광청 조유나 소장은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보여주는 네게브 사막 와이너리의 존재와 멸종됐던 고대 포도품종 재배가 다시 시작된다는 놀라운 사실은 기후변화 및 지구의 빠른 사막화로 인해 지속 가능한 개발 및 관광이 화두가 된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많은 사람의 노고로 복원된 아브닷 국립공원의 고대 와인 유적지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방문객들이 독특한 사막 와인 재배에 대한 흥미로운 과거 상을 엿볼 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당면한 미래 와인 산업 과제에 대한 해답을 발견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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