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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약해도 없어서 못먹는다” ‘악마의 과일’에 홀린 中…생산까지 장악하나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고약한 냄새로 이른바 ‘악마의 과일’이란 별칭이 붙은 두리안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빠르게 늘어나는 자국의 두리안 소비에 발맞춰 중국 현지 농부들이 수입에 전량 의존하고 있는 두리안의 본토 생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중국의 두리안 자체 생산에 대한 열망을 반도체와 양자컴퓨터 기술 자립에 대한 중국의 야망과 나란히하며 “많은 중국인들이 두리안 재배의 비밀을 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두리안은 매해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들이 소비한 두리안은 42억달러(5조6000억원) 어치에 달한다. 2018년 소비량의 4배다. 심지어 소비되는 두리안의 전량은 모두 동남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동남아의 기후 환경이 두리안 재배에 최적화돼있기 때문이다.

두리안의 경우 열매 자체는 단단하고 튼튼하지만, 열매가 자라는 나무는 추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하다. 현재로선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하이난만이 사실상 두리안이 자랄 수 있는 유일한 지역으로 지목된다. 무엇보다 중국은 두리안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력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로이터]

이와 관련해 WSJ은 중국 하이난 농부들이 말레이시아의 ‘두리안 전문가’를 불러서 두리안을 재배하는 방법에 대한 팁을 비밀리에 공유받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60대 비료 사업가로 알려진 이 전문가는 하이난성 내 두리안 과수원을 다니며 병충 퇴치부터 토양 관리, 공기 순환 등 다양한 재배 노하우를 알려줬는데, 이후 이 전문가는 본국으로부터 두리안 재배기술을 ‘잠재적 경쟁자’에게 빼돌린 배신자란 비난을 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 말레이시아의 두리안 농부들은 중국의 넘쳐나는 소비 덕에 최근 몇년 간 안정적인 수익을 누리고 있다.

중국 내에서 소위 자급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두리안을 소비하길 원하는 ‘두리안 자유’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들어 중국 농부들이 판매 가능한 수준의 두리안을 재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 등에 따르면 올해 중국산 두리안의 수확 예상량은 50MT(메트릭톤)으로, 이는 지난해 중국 두리안 소비량의 0.005% 수준이다.

WSJ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두리안의 외교적 가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두리안 생산국들로부터 수입을 차단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면서 “심지어 하이난이 두리안 나무로만 뒤덮여있어도 중국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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