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 ‘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가 공모주 청약에 나서면서 증시 주변 자금이 12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예탁금은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역시 하루 만에 9조원가량 감소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이었던 이달 22일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48조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청약 첫날이었던 21일의 50조8590억원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2조8286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이는 지난 3월 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증권사 CMA 잔고 역시 지난 21일 66조859억원에서 22일 57조1213억원으로 하루 만에 8조9646억원이 줄었다. CMA 잔고는 지난 3월부터 60조원대를 유지해왔다. 특히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71조원대를 넘어서는 등 최근 한 달간 65조∼71조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하루 만에 약 9조원의 감소 폭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CMA에 맡겨놓은 자금이 두산로보틱스 청약 증거금으로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 역대 공모주 청약 가운데 가장 많은 일반 투자자 증거금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에는 증거금 114조1000억원이 모여 청약 기간 증시 주변 자금 43조원을 빨아들인 바 있다.

지난 21∼22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최대 증거금인 33조1093억원을 모았다. 접수된 청약 건수(중복 제거 전 기준)는 149만6346건으로 집계돼 경쟁률 524.05대 1을 기록했다.

대표 주관사와 인수회사 등 7개 증권사의 균등 주식 수는 1.62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균등 배정 물량으로 1주씩을 받게 됐다. 다만 균등 주식 수가 0.89주인 키움증권에서 청약한 투자자는 빈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지난 15일까지 5일간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도 총 1920곳의 기관이 참여해 2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는 희망 범위(2만1000∼2만6000원)의 최상단인 2만6000원으로 정해졌다. 수요예측에는 해외 국부펀드 등 ‘큰 손’들이 참여하고 대형 기관 대부분이 의무보유 확약을 제시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로보틱스는 다음 달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