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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니들 미안해” 19살 에이스 신유빈, 첫 메달 따고도 눈물 글썽여
탁구 대표팀 신유빈이 25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체전 준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국 여자 탁구의 '19살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땄지만, 색깔이 아쉬워 울먹였다.

25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일본에 매치 점수 1대3으로 져 동메달을 얻었다.

아시안게임에 첫 출전한 신유빈이 처음으로 딴 국제 종합대회 메달이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신유빈은 메달 색깔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

살짝 충혈된 눈가에 눈물이 고인 신유빈은 "아쉬워요. 다시 잘 준비해서 (개인전에서)좋은 경기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했다.

탁구 대표팀 신유빈이 25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체전 준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연합]

신유빈은 이날 1단식과 4단식을 책임졌는데 모두 졌다.

4단식에서 이전까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인 히라노 미우에게 진 건 특히 뼈아플 법했다. 다만 수년째 한국이 일본 선수들에게 기량이 밀리고 있는 만큼 이날 진 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한국은 홍콩과의 8강전에서도 신유빈이 1단식에서 져 힘든 승부를 겨뤘다.

신유빈은 너무 일찍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실제로 신유빈은 첫 출전한 국제 종합대회였던 2020 도쿄 올림픽 때부터 에이스의 부담을 안고 있다.

탁구 단체전에서 어린 선수는 아무리 실력이 좋다해도 1, 2단식에 비해 부담이 덜하고 한 경기만 소화하면 되는 3단식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신동으로 불리며 크게 주목받는 15살의 하리모토 미와도 이날 3단식으로 출전했다.

탁구 여자 단체 대표팀 전지희와 서효원이 25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체전 준결승 일본전에서 아쉽게 패한 뒤 마지막 단식 출전 선수인 신유빈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

하지만 30대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신유빈 사이 나이대에 한국 선수들 중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할 기량을 갖춘 선수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신유빈이 무게감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유빈은 일본에 패한 뒤 벤치에서 짐을 정리하고 경기장을 빠져나오면서 전지희와 서효원에게 "언니들에게 미안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신유빈은 취재진 앞에서 "첫 아시안게임인데 메달을 같이 따게 해 준 언니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도 했다.

신유빈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7일부터 개인전이 펼쳐진다. 신유빈은 단식, 여자 단식, 혼합 복식 등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노린다.

2단식에서 히라노에 역전승을 거둬 한국의 유일한 1승을 올린 전지희는 이날 신유빈을 감쌌다. 전지희는 "신유빈의 에이스 역할은 나를 포함한 우리 팀 누가 대신해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빈이만큼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전을 앞두고)유빈이가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며 "개인전 경기 준비를 더 잘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탁구에서는 3·4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한 두 팀 모두에 동메달을 준다.

한국 여자 탁구는 은메달을 딴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33년째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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