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는 아케이디어스 메이(왼쪽)와 어머니. [1뉴스 사이트 캡처]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뉴질랜드에서 한 10대 소녀가 자신을 무차별 폭행한 소녀를 용서했다고 밝혔다. 이 소녀는 폭행 사건 이후 지금도 불안에 시달리고 있지만, 원한을 품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때문인데 용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질랜드 북섬 로토루아에 사는 13세 소녀 아케이디어스 메이는 25일 텔레비전뉴질랜드(TVNZ) 방송 프로그램에서 지난 달 로토루아 시내 버스 정류장에서 자신을 무차별 공격했던 소녀를 용서했다고 밝혔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어머니 타시타 모레이도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메이는 지난 달 22일 로토루아 시내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다 폭행을 당했다.
여러명의 처음 보는 소녀들이 다가왔고 그중 한명이 특별한 이유 없이 5분여 동안 주먹질을 가해 얼굴 등이 피범벅됐다.
당시 정류장에는 어른들도 여러 명 있었으나 아무도 말리지 않았고 일부는 폭행 장면을 구경하면서 휴대전화로 촬영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는 소녀들이 다가올 때부터 긴장감이 느껴졌다며 한 소녀가 누구를 아느냐고 물어 모른다고 하자 주먹질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어머니 모레이는 큰 충격을 받았다며 "심장을 칼로 찌르는 것 같았다. 부모로서 느낄 수 있는 최악의 감정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딸과 함께 가해자를 용서했다고 밝혔다.
메이는 "원한을 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원한이 아무것도 바꾸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모레이는 딸의 태도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나도 똑같다. 가해 소녀를 용서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날 폭행 후 자신들은 지금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아케이디어스는 더 이상 버스를 타지 못한다"며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내에 나가는 것도 무서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해 소녀는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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