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관광객들[AF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중국과 호주 관계가 개선되면서 중국인들의 호주 이주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의 호주 부동산 투자도 다시 늘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호주 통계청은 8월 기준 학업이나 취업을 위해 단기 입국한 중국인이 27만6330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연말 통계에선 이보다 더 늘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31만5150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커스틴 마티누스 서호주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연구원은 “중국과 호주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이민(이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2020년 당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국 우한 기원설에 대한 조사를 국제사회에 공식 요구한 후 중국-호주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중국은 호주산 보리와 호주산 와인에 관세를 부과하고 면화 수입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앤서니 앨버니지 신임 호주 총리가 취임한 후 무역 규제가 완화되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다시 호주의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개업체 쥬와이IQI(Juwai IQI)에 따르면 3분기에 중국인들이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국가로 호주를 선택했다. 같은 기간 호주 부동산에 대한 문의는 152건으로, 2분기 87건, 1분기 113을 상회했다.

Juwai IQI는 SCMP에 “올해 호주 부동산 구매자는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학업을 마치기 위해 급히 호주로 이주한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마티누스 연구원은 “중국인 학생들이 수년간 온라인 학습에 갇혀 회계,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토목공학을 배웠는데, 이제 일을 하기 위해 호주에 도착하고 있다”며 “호주에는 일자리가 엄청나게 많지만 이러한 일자리를 채울 인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호주 일자리의 3%가 공석으로 남았다.

중국은 호주에서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경영컨설팅회사 KPMG의 ‘호주에 대한 중국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에 투입된 중국 자금의 12%가 재생 에너지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투자액은 2021년 1900만달러(약 253억원)에서 1억7000만달러(약 2267억원)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