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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차 자릿세 인당 20만원, 환불 No” 상인들도 분노한 ‘지역 축제 바가지’[김성훈의 디토비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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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토(Ditto·찬성)와 비토(Veto·반대)'로 갈등이 첨예한 세상 속 먹고 사는 이슈를 탐구합니다.
[부산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특급 호텔도 아니고 일개 식당 자릿값으로 120만원을 받는다니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갑니다.”(부산 광안리 지역 상인 A씨)

‘부산 불꽃축제’에서 행사장 인근의 일부 상인들이 불꽃을 감상하기 좋은 자리의 자릿세를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매겨 ‘바가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축제는 오는 11월 4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립니다. 행사는 올해로 18번째를 맞이했지만, 이번에는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대한 열망을 담고 치러지는 행사라 의미가 더욱 각별합니다. 이에 부산시는 물론이고 인근 상인들의 마음가짐도 여느 때와는 사뭇 다릅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이 벌써부터 높은 가격을 내걸고 예약을 받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개최한 행사를 이용해 한몫 챙겨보겠다는 이기적인 상혼에 주변 상인들마저 우려가 큽니다. 지역축제의 바가지 요금에 대한 문제제기가 여러차례 있었음에도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기본 입장료 20만원 받는 술집, 10만원 받는 카페
부산 불꽃축제가 열리는 광안리 해변의 한 주점 예약페이지. 1인당 자릿세가 15~20만원으로 책정돼 있으며, 음식 주문은 별도이고, 환불이 안된다는 사항이 안내돼 있다.

포장마차(포차) 콘셉트의 한 술집은 얼마 전부터 불꽃을 감상할 수 있는 좌석을 1인당 15~20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루프탑 5인석을 예약하려면 100만원을 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자릿세일 뿐입니다. 음식 값은 따로 내야 합니다. 업체 측은 포털사이트의 예약 페이지에서 “예약비용은 자리 이용에 관한 금액이며, 테이블당 안주 10만원 이상 주문해야 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업체 측은 이마저도 15~25% 할인된 가격이라고 홍보하며 추후 가격을 더 올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할인 판매이기 때문에 한번 예약 입금을 하면 추후 취소하더라도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는 조건까지 달았습니다.

인근의 다른 칵테일바도 술 등 음료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1인당 입장료 20만원씩에 예약을 받고 있었습니다. 또 한 카페는 S석 10만원, R석 7만원, A석 5만원으로 등급을 나눠 자리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숙박업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숙박 공유 플랫폼에서 축제 당일 숙소 예약을 검색하자 특급호텔이 아닌데도 2인 1실 1박에 1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내야 하는 곳들이 즐비했습니다.

오피스텔을 이용해 공유 숙소를 운영하는 한 업체는 2인이 들어갈 수 있는 퀸사이즈 침대 1개가 구비된 숙소를 축제당일 1박에 약 120만원(플랫폼 수수료 포함)에 예약을 받고 있었습니다. 축제 당일과 요일이 같은 10월 28일 해당 숙소의 1박 요금은 약 26만원인데, 무려 5배 가량 높은 가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공동주택’을 이용한 공유 숙소도 2인 1실 침대 1개, 욕실 1개의 구성으로 120만원에 판매 중이었습니다. 심지어 원룸 1박 상품을 280만원에 내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오피스텔 숙소는 불법 가능성, 환불 금지 조항도 불공정
부산 불꽃축제가 열리는 11월4일 광안리 일대의 100만원(1박)이 넘는 숙소를 공유 숙박 플랫폼에서 검색한 결과.

이들 숙소는 ‘불법’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광진흥법 등 법령에 따라 숙박시설을 운영하려면 영업의 종류 별로 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당국에 신고해 숙박업소로 등록을 해야 하는데, 오피스텔 등 원룸형 주택은 숙박업소로 등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국이 의지만 있다면 적발할 수 있습니다.

또 처음 언급한 포차 술집이 환불을 해주지 않는 것과 비슷하게, 이들 숙박업체 중 상당수가 예약일로부터 한 달 전까지만 무료 환불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역시 고객에게 불공정한 조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산 불꽃축제 정식 유료 좌석과 비교해도 차이가 큽니다. 행사를 주최하는 부산시는 R석(테이블+의자)은 10만원, S석(의자)은 7만원에 판매해 현재는 거의 매진된 상태입니다. 예매 후 일주일 내에 취소할 경우는 100% 환불, 관람일 일주일 이전에 취소할 경우는 90% 환불 등의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도를 넘는 상혼에 주변 상인들마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불꽃축제 예산은 약 30억원으로 부산 경제 활성화와 시민 공공복리를 위해 추진되는 것인데, 일부의 이기심으로 빛이 바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상인은 “가뜩이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로 횟집 등 주변 상권이 어려워져 다같이 의기투합해 살려보려고 하는데, 일부 비 양심 업체 몇 군데 때문에 부산시 전체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된다”며 “다른 상인들의 불만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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