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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세계 2위 오토바이 시장인 인도에서 ‘전기이륜차(EV 바이크)’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에야 EV 바이크 시장에 진입한 카쉐어링기업 오라(OLA)그룹의 오라일렉트릭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생산해 온 전통적인 바이크 제조사들도 서둘러 EV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오는 2030년이 되면 인도 이륜차 시장에서 EV 바이크 점유율이 과반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규 제조사들과 기존 이륜차 제조사들이 뒤엉켜 EV 시대 부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신흥 제조사인 오라일렉트릭의 질주가 눈에 띈다. 오라 그룹은 네덜란드의 EV 바이크 개발사를 인수한 후 지난 2021년에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서 EV 바이크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오라는 소프트뱅크 등의 지원을 받으면서 가성비와 디자인을 모두 잡는 제품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갔고, 오늘날 오라는 인도 EV 바이크 판매량 기준 1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인도 EV 바이크 시장에서 오라의 점유율은 21%고, 올해 8월 기준 누계로는 31%를 차지하고 있다. 2위 이하 업체들의 점유율이 모두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셈이다.
바비시 아가왈 오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내연기관 시대의 종언’이란 이름의 내부 행사에서 “지난 2년간 오라는 이륜차 시장에 있어서 EV 전환의 선두주자로서 지위를 확고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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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타밀나두주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오라는 연간 200만대 생산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말까지 EV 라인업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또한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라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 확대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이륜차 시장 중 하나로, 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된 이륜차는 1586만대에 달한다. 중국에 이어 두번째다. 생산량을 기준으로하면 1945만대로, 세계 1위다.
닛케이는 “내연기관을 포함하면 현지 대기업 히어로 모터코프와 혼다가 이륜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휘발유 가격 상승과 대기오염 우려 등으로 인해 EV 바이크 판매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E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대형 제조사들도 EV 바이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히어로 모터코프의 경우 첫 바이크 브랜드인 ‘비다(VIDA)’를 공개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EV 바이크 2위 업체인 TVS모터의 경우 지난달 하순 새 프리미엄 브랜드인 ‘TVS X’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격은 약 400만원 정도로, 프리미엄화를 통해 EV 바이크 시장의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바자지오토의 경우 최근 결산 설명회에서 연내 최대 800억원 가량을 EV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일본 혼다 역시 연내 인도 시장에 EV 바이크를 출시하고 2030년까지 인도 내 생산능력을 연간 10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닛케이는 미쓰이물산 전략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21년 15만대 수준이었던 인도 EV 바이크 판매가 2030년 942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흥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나가면서 기존 이륜차 업체들의 전략 변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