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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 부자 많네”…신고 받아보니 인당 76억원 소유[윤호의 크립토뷰]
가상자산 131조 신고…주식·예적금 규모의 약 6배
코빗 “국내규제, 가상자산투자자 니즈 충족 못하고 있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국내 거주자와 법인이 작년 해외 계좌에 보유하고 있다고 과세당국에 신고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리플 등 가상자산이 13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예·적금 규모의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다. 개인 신고자 1인당 평균 신고액은 76억6000만원이었고, 연령별로는 30대와 20대가 1인당 각각 123억8000만원, 97억7000만원을 신고했다.

이는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2023년 해외금융계좌 신고 실적’에 담긴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올해 해외금융계좌 총신고액은 186조4000억원, 신고인원(법인·개인)은 5419명이었다. 지난해보다 신고 인원은 1495명(38.1%), 금액은 122조4000억원(191.3%) 늘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가 시행된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으로, 해외 가상자산계좌가 이번에 최초로 신고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올해 가장 많이 신고된 상위 3개 해외금융계좌 유형은 ▷예·적금(2942명) ▷주식(1590명) ▷가상자산(1432명)이었으며 신고금액 기준으로는 ▷가상자산(130조8000억원) ▷주식(23조4000억원) ▷예·적금(22조9000억원) 순이었다. 가상자산의 경우 법인신고자는 73개 법인이 120조4000억원을 신고했는데, 코인 발행사인 법인신고자들이 자체 발행한 코인 중 유보물량을 해외 지갑에 보유하던 중 올해 최초 신고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해외 가상자산계좌를 신고한 개인 1359명은 총 10조4150억원의 해외 가상자산을 신고했다. 개인신고자의 연령대별 보유현황을 보면 신고인원 비율로는 ▷30대(40.2%) ▷40대(30.2%) ▷50대(14.1%) 순이었다. 신고금액 비율은 ▷30대(64.9%) ▷20대 이하(14.7%) ▷40대(12.7%) 순서였다. 1인당 평균 신고액은 76억6000만원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123억8000만원) ▷20대 이하(97억7000만원) ▷50대(35억1000만원) 순으로 높았다.

이에 대해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법인의 보유분은 코인 발행사가 해외 지갑에 보관하고 있던 거래 유보 물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 2017년 코인공개(ICO) 붐 때 많은 사업자들이 해외법인을 통해 코인을 발행한 후 거품이 꺼지자 시장에 유통시키지 못한채 들고 있는 물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경우 시장에서 잘 거래되지 않는 코인들의 극히 일부를 높은 가격에 자전거래해 인위적으로 시장가를 만들고, 이 가격을 기준으로 보유량을 평가하게 되면 보유량의 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진다.

정 센터장은 또 “코인 발행과 무관한 개인 투자자도 10조원 이상의 코인을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업체들이 한국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뼈아픈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면서 “규제 당국은 국내 업체들의 사업 범주를 현물 거래로만 국한하고 파생상품이나 대치·대여 서비스는 엄격히 통제한다. 비합리적인 규제로 인한 ‘국부 유출’이 이뤄진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물론 해외에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이유가 탈세의 목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 보유자들이 국세청에 자발적으로 신고할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당당히 세금을 낼 용의가 있으면서도 해외 계좌를 사용한다는 것은 해외에서만 가능한 서비스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국세청 조사 결과 예·적금계좌 등 가상자산계좌를 제외한 신고대상 해외금융계좌의 경우 신고금액이 큰 폭(8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예·적금, 집합투자증권, 파생상품 계좌 신고금액은 모두 소폭 상승했지만, 주식계좌 신고금액이 11조6000억원 감소(전년대비 33.1%)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해외주식 시장 불황에 따른 보유주식 평가액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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