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 본사에서 김동철 신임 사장 취임식이 열리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나주)=황성철 기자] 지난 20일 취임한 김동철(68) 신임 한국전력공사(한전) 사장이 한전의 위기 해결을 위해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한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직면한 절대적 위기를 극복하는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당분간 24시간 본사를 떠나지 않겠다”며 “이번 추석 연휴를 포함한 휴일까지도 모두 반납한다”고 말했다.
임기 첫날 ‘워룸’(비상경영 상황실)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장실에 간이침대를 들여놓고 숙박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시장의 파격 행보에 대해 한전 내부에서는 취지는 이해하나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직원 게시판에는 “고통 분담이 아니라 고통 가중 아니냐”, “불침번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국민 여론도 호의적이지 만은 않아, 주요 포털 기사 댓글 창에는 “직원들 X고생 시키는 줄 모르고”, “직원들 퇴근은 다 했네” ,“거기서 잔다고 뭐가 달라지나”, “그런다고 빚이 갚아지나” 등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러한 부정적인 견해는 지난 62년 만에 한전 사장으로 정치인을 선임한 정부가 자초한 성격이 강하다.
역대 정부는 여러 공기업에 ‘낙하산 인사’를 해왔지만, 국민경제에서 특별한 위상을 차지하는 한전만큼은 예외로 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강도 높은 한전 개혁과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려면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료나 한전 내부 출신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했다.
김 사장은 다음주까지 본부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한전의 역할 재정립, 전기요금 정상화, 특단의 추가 자구책 등에 대해 실무진과 위기 극복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전기 요금을 40% 인상했고, 지난 5월엔 부동산까지 내놓으며 25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놨다.
한전의 총부채는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도 수조 원대 영업 손실이 예상돼 자금 조달 한계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