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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배터리, 中 LFP 배터리 단 전기차 성적표에 집중하는 이유? [비즈360]
KG 모빌리티 ‘토레스 EVX’ 이어 기아 ‘레이 EV’ 출시
중국산 LFP 배터리 단 신차 ‘가격 경쟁력’ 내세워
완성차 업계 “가격 경쟁 심화되면, LFP 비중 늘 수도”
기아 ‘레이 EV’(왼쪽), KG 모빌리티 ‘토레스 EVX’. [기아, KG모빌리티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최근 테슬라발 전기차 가격 낮추기 경쟁 이후 국내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신차가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보급형 모델로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의 LFP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도 시장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경차 ‘레이’의 전기차 모델 ‘레이 EV’를 21일 정식 출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이번 신형 레이 EV에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이 생산한 35.2㎾h 용량의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완성차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가운데 중국산 LFP 배터리가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가 이번 신차의 특장점으로 꼽은 요인은 ‘가격 경쟁력’이다. 레이 EV의 트림별 가격은 4인승 승용 ▷라이트 2775만원 ▷에어 2955만원, 2인승 밴 ▷라이트 2745만원 ▷에어 2795만원, 1인승 밴 ▷라이트 2735만원 ▷에어 2780만원이다.

서울 기준으로 국고 보조금 512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135만원 등 총 647만원의 구매 보조금을 적용 시 2000만원대 초반이면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 낮추기 전략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진행된 레이 EV 사전계약에서만 약 6000대 이상 접수되며 올해 판매목표로 설정한 4000대를 50% 초과 달성했다.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이 21일 열린 KG 모빌리티의 미래 발전 전략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KG 모빌리티 제공]

KG 모빌리티도 LFP 배터리를 탑재한 브랜드 첫 전용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토레스 EVX’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이번 신차에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BYD가 생산한 73.4㎾h 용량의 LFP 블레이드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KG 모빌리티의 신차 마케팅 키워드 역시 가성비다. 김범석 KG 모빌리티 마케팅사업부 상무는 21일 ‘토레스 EVX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토레스 EVX는 국내 어떠한 전기차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특장점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웠다.

특히 KG 모빌리티는 토레스 EVX의 가격을 사전계약 당시 4850만~5200만원보다 최대 200만원가량 낮추는 파격 시도에 나섰다. 환경부 보조금과 지자체별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구입 가격은 3000만원대까지 낮아진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로 눈을 돌리는 것은 무엇보다 ‘싼 제조원가’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의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NCM 배터리와 비교해 전기차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조원가가 30%가량 싸고 외부충격이나 화재 등 위험요인에 노출 시 안정성이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최근 테슬라는 LFP 배터리를 탑재한 5000만원대 ‘모델 Y’를 출시했고, 기아도 중국에서 LFP 배터리를 탑재한 현지 전략형 전기 SUV ‘EV5’를 내놨다. 특히, EV5의 경우 현지 판매가가 2000만원 후반대로 책정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포드와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수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출시를 앞둔 신차에 LFP 배터리 탑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도 21일 KG 모빌리티의 미래 발전 전략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 BYD 배터리가 국산 배터리보다 가격이나 성능이 떨어진다면 쓸 이유가 없다”며 “토레스 EVX에 탑재된 LFP 배터리는 화재 안전성,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최적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SK온이 지난 3월 공개한 LFP 배터리 시제품. [SK온 제공]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LFP 배터리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31%로 급증했다. 오는 2030년에는 40%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LFP 배터리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LFP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정확한 양산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라인 일부를 LFP로 전환하고, 2025년부터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3월 국내 업계 최초로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SK온에 이어 삼성SDI도 울산에 LFP 배터리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0%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전기차 시장 선점을 목표에 둔 업체 간 가격 경쟁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중국 메인 제조사들의 기술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LFP 배터리 점유율이 지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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