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경기불황의 지표인 강제경매 사건이 2022년 3만4955건을 기록했다. 법인의 파산신청은 5% 늘었고, 개인회생 신청도 11% 증가했다.

대법원이 발간한 ‘2023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민사 사건은 422만7700건이었다. 2021년에 비해 23만여건 감소했다. 하지만 사건 처리기간은 오히려 늘어 ‘재판 지연’이 통계로 확인됐다. 민사합의 사건의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평균 420.1일이 걸려 전년 364.1일에 비해 두 달 가까이 늘었다.

제1심 민사 본안사건을 소송물가액(소송으로 달성하려는 경제적 이익)으로 구분하면, 전체 74만4123건 중 66.2%에 해당하는 49만2576건이 소액사건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소액사건은 소송물가액이 3000만원 이하인 사건이다. 반대로 10억원을 초과하는 건 5382건이었다.

사건을 종류별로 보면, 건물인도·철거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이 각각 11.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여금 소송이 8.1%, 부동산소유권 소송이 5.1% 등으로 뒤를 이었다. 강제경매 사건 접수는 2022년 3만4955건으로 2021년 3만4896건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강제경매 사건을 종류별로 구분하면 부동산이 3만3578건으로 96.1%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은 자동차·건설기계가 1241건으로 3.6%, 선박은 109건으로 0.3%를 기록했다.

법인파산은 2022년 1004건이 접수돼 2021년 955건에 비해 약 5% 증가했다. 반면 개인파산은 2022년 4만1463건이 접수돼 2021년 4만9063건에 비해 감소했다. 법인파산이 회사의 남은 자산을 채권자들에게 나눠주고 정리하는 절차라면, 개인파산은 채무자가 직장인 등 개인인 사건이다.

개인회생 신청은 2022년 8만9966건이 접수됐다. 이는 2021년 8만1030건에 비해 약 11% 증가한 수치다. 개인회생 신청은 일정 소득이 있는 개인이 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을 때 3~5년간 일정 금액을 갚으면 나머지 빚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안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