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기술주 폭락...한미 금리차 확대시 韓증시 위태
애플·MS·엔비디아 줄줄이 하락
韓증시 약세...외인 자금유출 우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매파적 금리 동결’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이 연내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국에 대한 금리 역전 폭은 2.25%포인트로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게 된다. 이 경우 국내 증시는 전례 없는 수준의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받게 된다.

2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사진)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85포인트(0.22%) 하락한 3만4440.8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75포인트(0.94%) 떨어진 4402.20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9.06포인트(1.53%) 떨어진 1만3469.1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회의가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애플은 -2%, 마이크로소프트 -2.4%, 엔비디아 -2.94%, 알파벳 -3.12%, 아마존 -1.7%, 메타 -1.77% 하락률을 보였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4%까지 올랐고, 금리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19%까지 올랐다. 각각 2007년, 2006년 이후 최고치다. 향후 금리 역전 폭 확대와 외국인 이탈 우려로 국내 증시도 하락 출발했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4.93포인트(0.58%) 내린 2544.81에, 코스닥은 전장보다 7.20포인트(0.82%) 하락한 875.52에 개장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4원 오른 1332.5원에 출발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해왔던 금융시장에 연준이 찬물을 끼얹으면서 국내 증시도 연초부터 강세를 보여온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AI), 로봇 등 성장주들 위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경기는 갈수록 가라앉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쉽게 올릴 수도 없고,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유가 상승으로 다시 불안한 물가 등을 고려하면 내릴 수도 없는 처지다.

더 큰 문제는 10월 이후 상황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11월 또는 12월 미국이 한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리면 한미 간 금리 격차는 2.2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지난달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 자금은 17억달러(약 2조2470억원) 순유출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24억2000만달러) 이후 최대 순유출 기록이다.

김준영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시나리오에서 내년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사라져 향후 경제 침체 가능성과 높은 금리에 대한 부담이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해석되고 있다”며 “연준의 연착륙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결과이며, 현시점에 예상보다 잘 나오는 경제데이터가 내년 인하라는 선물의 크기를 줄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예산안 협상 이슈가 일단락되면 미국 장기 금리 상승 압박도 해소될 것”이라며 “이 경우 주식시장도 안정적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기업 이익 확대에 대한 기대로 4분기 코스피는 8월 고점을 상향 돌파할 수 있다”고 전했다.

FOMC의 추가 금리 인상 시사로 가상자산시장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날 오전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0.6% 내린 2만7093달러를 유지하고 있으나, 향후 2만7000달러 지지선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호 기자

youkno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