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란 원유 수출 급증...“수감자 석방 앞두고 美가 눈감아” 비판
중국으로 이란 원유 수출 60% 급등
미국 정부가 이란과 수감자 맞교환 협상을 위해 이란 원유 수출에 가한 제재를 엄격히 시행하지 않았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이란이 생산한 원유 수출량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수감자 맞교환 협상을 진행하면서 돌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소극적으로 제재에 임했기 때문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이란 원유 생산량은 하루 300만배럴에 달하며 수출량은 하루 200만배럴에 육박했다.

이는 이란 원유 수출을 하루 40만배럴로 제한한 미국의 제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뒤 2020년 이 같은 제재를 단행했다.

특히 중국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다. WSJ은 분석가들과 선박 중개인 등을 인용, 중국으로의 이란 원유 수송량은 지난해 하루 100만배럴에서 올해 하루 140~160만배럴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중국 저장성 저우산항에 입항하는 유조선 모습 [로이터]

이처럼 이란 원유가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도 수출할 수 있었던 건 미국이 제재를 느슨하게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가 수감자 석방을 위해 제재를 완화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국 유조선 압류·나포처럼 협상 도중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조치는 피하려 했다고 WSJ에 말했다.

또 수감자 맞교환 협상 전부터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이 같은 정책적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부터 JCPOA 복원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교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소극적 제재는 선박 소유주가 명확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선단’의 증가로 이어졌고, 이들이 이란 원유를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다. WSJ은 유령 선단이 3년 전 60척에서 최근 300척 이상으로 늘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원유 제재를 담당하고 있는 국토안보부가 최근 1년 동안 이란 원유 선적을 압류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이란 핵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미 비영리단체 ‘이란 핵반대 연합(United Against Nuclear Iran)’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 국영 유조선사(NITC)’가 아무런 방해 없이 중국으로 가는 원유를 선적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NITC는 지난 여름 10년 만에 처음으로 중형 유조선 건조를 발주했으며, 중국으로부터 최소 5척의 신형 유조선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으로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니 에른스트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유화적 태도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