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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성장률 1.0→2.1%”…예상보다 강한 美 경제, 고금리 더 오래 간다
파월 “데이터 통해 매번 결정 신중할 것”
소비지출·고용시장 과열로 인플레 억제 확신 없어
자동차 파업·정부 셧다운은 변수
미국 로스엔젤레스 내 한 마트 진열대의 가격표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정책을 ‘보다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한데다 유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둔화에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를 살피며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정책 목표치인 2%로 낮추려면 갈 길이 멀다”며 “기준 금리 결정은 향후 경제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예상치(중간값)는 5.6%로 직전(6월)과 동일했다. 현재 기준 금리가 5.25~5.50%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받아들 수 있는 최악의 결과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실제 들어오는 데이터와 진화하는 전망과 위험을 평가하고 매 회의 결정을 내릴 때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준은 내년 말과 2025년 말 금리 전망치를 각각 5.1%와 3.9%로 제시했다. 6월 전망치인 4.6%와 3.4%보다 높게 잡은 것으로 내년 한해 금리 인하 폭이 0.5% 포인트 수준에 그칠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금리 인상이 중단되고 내년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시대가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는 고금리 상황에서도 미국 경제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2.1%로 발표했다. 지난 6월 1.0%에서 2배 이상 올린 것이다. 내년 성장률 역시 1.1%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파월 의장은 “GDP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굉장히 강력하다”며 상향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GDP는 연준의 직접적인 양대 책무(고용증진과 물가안정)는 아니지만 GDP 과열이 2% 물가목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가장 주목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의 올 연말 전망치를 지난 6월 3.2%에서 이날 3.3%로 올렸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PCE는 3.9%에서 3.7%로 하향조정했다.

쉽게 식지 않는 고용시장도 연준의 인플레 목표치 달성에는 걸림돌이다. 연준은 올해 말 실업률 전망치를 지난 6월 4.1%에서 이날 3.8%로 하향조정했다. 내년과 후년 말 실업률 전망 역시 각각 4.5%에서 4.1%로 낮췄다.

파월 의장은 “구인과 구직 격차가 줄어드는 등 고용시장이 리밸런싱 되고 있다”면서도 “사람들은 확신을 갖고 싶어하지만 실제 들어오는 데이터와 진화하는 전망과 위험을 평가하고 매 회의 결정을 내릴 때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시장이 진정되는 효과가 장기간 이어질지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는 얘기다.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유가 역시 물가 상승을 다시 유발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근원 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기대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외에도 파월 의장은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해 연방 정부 셧다운이 우려되는 점, 학자금 대출 상황이 재개되는 점도 정책 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요소로 꼽았다.

이번 FOMC 회의 결과에 대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명확히 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웰스파고는 “올해 및 내년 GDP 성장률 전망은 상향하고 실업률 전망은 하향 조정되는 등 6월 전망보다 더 낙관적이다”면서 “점도표에서 올해 0.25%포인트 추가 인상, 내년 중 0.5%포이트 인하 전망으로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시사했다”고 짚었다.

파월 의장은 내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선 “(인하할) 때가 오면 그 때 알게 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연준이 지속적인 고금리 정책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 전환(pivot)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애나웡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점도표는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그 계획을 변경시킬 수많은 부정적인 충격이 예상된다”면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과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과 혼란으로 연준은 금리 인상을 2024년으로 연기하거나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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