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국방과사람들’(IDS·소장 정홍용)은 20일 ‘국방반도체 밸류체인의 육성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안보22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국방반도체 분야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됐다.

사단법인 ‘국방과사람들’(IDS·소장 정홍용)은 20일 ‘국방반도체 밸류체인의 육성 방향’을 주제로 제2회 IDS 세미나를 개최했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세계 주요국들이 반도체 기술 선도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방반도체가 직면한 현실을 진단하고 기업 간 협업 활성화를 위한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방반도체 벨류체인 각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국내 대표기업들이 분야별 주요 쟁점과 현실적 문제점을 진단하고 정부의 지원과 투자 방향 등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팹리스와 에피 소재, 파운드리, 패키징, 그리고 체계 개발까지 국방반도체 밸류체인 전 분야에서 국산화 비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한국형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체계 개발 업체들은 국산 국방반도체의 다양성 결핍과 불충분한 수율에 따른 낮은 신뢰도 등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비롯한 정부출연기관과 국내 체계기업들이 이미 성능이 확인된 해외 반도체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반도체 분야가 국가전략산업으로써 점차 기술 및 수출장벽을 높여 나가고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피 소재 분야에서는 질화갈륨(GaN) 에피 웨이퍼 개발에는 상당한 기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연적인 만큼 긴 호흡에서 국가 차원의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응용개발 단계서부터 양산단계에 이르기까지 성능과 수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피드백하는 체계 가동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패키징 분야에서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패키징 기술개발 투자가 중요하고 시급한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등 신진기업에게는 지나치게 높은 장벽으로 기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국외기업을 극복하기 매우 어려운 현실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국방반도체 패키징의 경우 소량 다품종으로 높은 초기 개발비용과 단가 압박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국산 부품 사용을 장려하는 최종 사용자를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참석자들은 “향후 반도체산업은 국가의 생존과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특히 국방반도체는 국가별 정책 구상을 통해 국가가 직접 통제하고 관리하는 체제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반도체 확보는 무기의 생산 여부와 직결되며,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반도체 분야의 산업 역량과 수준에 따라 무기체계의 성능이 좌우된다”면서 “현재 우리 방산 수출이 확대되고 있으나 우수한 성능의 반도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에 따라 국제 무기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글로벌 국방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군수업체는 ‘에피-칩-패키지-모듈-시스템’ 핵심기술을 수직계열화하고 있고, GaN 에피-웨이퍼는 수출허가(EL) 제품으로 선진국에서 필요시 즉각 수급을 통제할 수 있는 제품군”이라며 “미래전장에 대비하기 위한 초연결·초지능 첨단체계 개발 및 생산을 위해 전 밸류체인에 걸친 인력 및 시설의 국내 내재화가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국방반도체 관련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빅텍 등 체계개발 기업과 팹리스 전문 네오와인, 에피 소재 개발 비투지와 L&D전자, RF GaN 반도체 파운드리를 보유한 웨이비스, 그리고 패키징 전문 알에프머티리얼즈 등이 참여했다.

또 방위사업청과 ADD,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정책·연구개발 전문가들도 함께 해 정부 차원에서 국방반도체 밸류체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