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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사우디 밀착, 유가 안정 도움 될까
‘한미 동맹’ 수준 방위조약 논의
유가 주춤...원유생산 협력 기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한미 또는 미일 간 군사동맹에 준하는 강력한 수준의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사우디를 방문해 제다 왕궁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미국이 한국, 일본과 맺은 군사동맹에 준하는 강력한 상호방위조약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발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하는 가운데, 미국과 사우디의 방위 협력이 글로벌 유가 안정에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과 사우디는 중동 지역과 사우디 영토에서 상대국이 공격받을 경우 서로 군사적 지원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나토(NATO)식’ 조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첨단 무기 지원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전 건설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 민간 핵 프로그램도 요구안 중 하나로 알려졌다.

NYT는 이번 논의가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를 도모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앙숙인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른바 중동 ‘대협정’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으며, 사우디에는 안전 보장을 약속하는 등 복잡한 협상을 해왔다.

미국이 사우디와 방위조약을 체결하면 양국 간 관계 개선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중동 내 대표적인 친미 국가였지만 지난 2018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과 예멘 내전 개입 의혹 등으로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를 찾아 원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사우디가 외면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또 이달 초 사우디는 지난 7월부터 시작한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 러시아도 연말까지 원유 수출을 하루 30만배럴 줄이기로 하자 글로벌 유가는 연초 이후 최고 수준인 배럴당 100달러까지 바짝 붙었다.

앞서 크렘린궁은 지난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가 전화통화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화”를 언급하며 감산에 대한 구체적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입장에선 사우디와 러시아가 합을 맞춘 감산 결정이 결코 달가울리 없다.

하지만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이전 수준으로 복원된다면 생산량을 놓고 양국 간 협의가 진행돼 궁극적으로 글로벌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산유국이란 공통점을 통해 중동국가들에 밀착하려는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 같은 기대에 4거래일 연속 상승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0.31% 소폭 하락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장중 한때 배럴당 95달러를 넘었지만 결국 상승 폭을 반납하고 94.34달러로 마쳤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실제 사우디와 방위조약을 체결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소속으로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는 크리스 머피 의원은 로이터에 “중동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사우디 정부를 변호하기 위한 방위조약을 매우 경계한다”고 밝혔다. 일부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핵 프로그램이 이란에 맞서기 위한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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