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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원 학식 위기에 서울대 ‘키오스크 모금’으로 돌파
식당 내 모금함 설치, 기부금 결제

19일 오전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식당에 마련된 키오스크 앞.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키오스크에 카드를 대고 모금을 마무리 하자 환호와 박수소리가 터졌다. 기부금은 100만원, 유 총장은 ‘디지털 모금’ 1호 기부자가 됐다. 유 총장은 “천원의 학식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되고 건강과 학업 증진 효과도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날부터 학생회관 식당에 ‘디지털 모금함’(키오스크)을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어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고물가로 천원의 학식이 중단 위기를 맞자 서울대가 나선 것이다. 디지털 모금함은 키오스크를 통해 서울대 구성원과 방문자 등이 카드로 간편히 천원의 학식 기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다. 이날 키오스크를 설치한 서울대는 ‘천원의 식사 기부릴레이’를 진행했다. 유 총장과 함께 부총장과 단과대학 학장단, 서울대 교수노조, 총학생회, 총동창회 등 교내 주요 인사 100명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이중 32명이 기부했다. 모금액은 총 580만원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금 ‘1000원의 식사’라고 하지만 식자재 값과 인건비가 많이 올라 원가는 1000원의 4~5배는 된다”며 “1000원과 원가의 차이를 메우려면 기부금이 필요하겠다는 여론이 있었다. 지속가능하게 사업을 운영하려고 다같이 뜻을 모으자는 총학생회 제안으로 모금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디지털 모금함 설치를 반기고 있다. 재학생 김모(21) 씨는 “금액 부담 없이 소액이라도 기부 가능한 것 같아서 큰 부담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3학년에 재학중이라는 박모 씨 역시 “현금을 안 들고 다니는데 신용카드로 쉽게 기부할 수 있어 좋다”며 “나중에라도 한번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1000원의 학식은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어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정부지원과 자체 예산만으로 1000원의 학식 사업을 지속하는데 부담이 된다. 실제로 일부 대학은 예산 부족으로 사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5000원 안팎인 식대 중 정부 지원은 1000원에 그친다. 예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대학 입장에서는 기부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균관대 역시 지난달 이메일을 통해 졸업생들의 기부 참여를 호소했다. 성균관대는 “(1000원의 학식 지원을 위한) 기금 고갈위기에 있다”며 “선배님들의 변함없는 사랑으로 후배들에게 따뜻한 아침 한 끼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기금 모금으로 1000원의 학식 사업을 확대한바 있다. 고려대는 기부금을 활용해 지난 학기에 예산 2억2000만원을 투입했다. 천원 학식을 위한 고려대 졸업생들의 고액 기부와 학부모 소액 기부도 늘었다고 한다. 연세대는 기금 모금을 통해 기존에 국제캠퍼스에서 일일 500명 기준으로 운영하던 1000원의 학식사업을 2학기부터 신촌캠퍼스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안효정·박지영 기자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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