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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욱 의원직 박탈…대법 “정경심 전 교수 참여권 보장 인정 안돼”
18일 오후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9대3 의견으로 징역8월·집유2년 확정
증거은닉 사건서 실질적 피압수자 누군지 쟁점
법정의견 “은폐 목적으로 교부…관리처분권 포기”
반대의견 3명 “사생활 비밀·자유·정보 자기결정권 등 침해”
의원직 상실, 형확정 후 2년 간 피선거권 박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확인 경력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상고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학교 측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의원직 박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최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최 의원이 2020년 1월 재판에 넘겨진지 약 3년 8개월 만에 사건이 종결됐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12명의 대법관이 심리한다. 다만 이번 판결에서 김선수 대법관은 회피 신청을 내고 참여하지 않았다.

이 사건의 쟁점은 ‘증거은닉 등 사건에서 실질적 피압수자는 누구인지’ 여부다. 2019년 8월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대대적으로 시작되던 당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에게 3개의 저장매체를 숨겨 놓으라고 부탁했는데, 김씨는 같은 해 9월 이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 저장매체 안에 최 의원이 발급한 인턴 확인서와 최 의원 등 관련자들의 문자메시지 등이 담겨 있었다. 최 의원은 김씨가 저장매체들을 임의제출 하는 과정에서 실질적 피압수자인 정 전 교수와 조 전 장관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대법관 9명은 다수 의견을 통해 “이 사건 하드디스크의 임의제출 과정에서 정 전 교수 등에게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볼 수 없다“며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하드디스크의 존재 자체를 은폐할 목적으로 김씨에게 (정 전 교수가) 이를 교부했고, 이는 자신(정 전 교수)과 이 사건 하드디스크 및 저장 전자정보 사이의 외형적 연관성을 은폐·단절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이는 하드디스크 및 전자정보에 관한 지배 및 관리처분권을 포기하거나 김씨에게 양도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로써 결과적으로 김씨는 하드디스크에 대한 현실적 지배와 전자정보에 관한 전속적 관리처분권을 사실상 보유·행사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했다.

다만 민유숙·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정 전 교수에게도)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재산권 등을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면 정보저장매체의 현실적인 소유·관리자(정 전 교수)를 실질적 피압수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관 3명은 “증거은닉범이 본범으로부터 증거은닉을 교사받아 소지·보관하고 있던 본범(정 전 교수) 소유·관리의 정보저장매체를 수사기관에 임의 제출하는 경우, 본범이 그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탐색·복제·출력 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받지 않을 실질적인 이익을 갖는다고 평가되는 경우 본범에게도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또 “압수·수색의 대상물인 정보저장매체의 현실적 소지·보관자 외에 소유·관리자가 별도로 존재하고, 압수·수색으로 인해 그 소유·관리자가 전자정보에 대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재산권 등을 침해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 그 소유·관리자를 실질적 피압수자로 보아 그에게도 참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본범이 증거은닉범(김씨)에게 증거은닉을 교사하면서 정보저장매체를 교부한 경우 그 전자정보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완전히 포기했다고 인정할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교부사실만으로 본범이 전자정보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양도·포기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최 의원은 법무법인 청맥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2017년 10월 조국 전 장관 아들 조모 씨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 조씨가 지원한 대학원의 입시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최 의원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2심도 형량을 유지했다. 대법원에서 하급심 판단이 최종 확정되면서 공직선거법에 따라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또 형 확정 후 집행유예 기간에 해당하는 2년간 선거에 나설 수 없게 된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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