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00% 매각 검토…1조원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포트폴리오 기업 프리드라이프 투자금 회수(엑시트) 작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2016년 좋은라이프 인수를 시작으로 볼트온(bolt-on·유사기업 인수 통한 투자가치 상승 전략)을 통해 상조사업 체급을 키우며 올해 선수금 2조원을 돌파했다. 덕분에 자산 운용 여력도 커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프리드라이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개인 주주 지분 일부를 제외한 사실상 100%에 준한다. 마스턴파트너스와 TS인베스트먼트에 분산된 지분 모두 이번 거래 대상에 포함된다.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선정할 계획이다. 희망 매각가격은 1조원대로 언급되고 있다.
VIG파트너스가 프리드라이프에 투자한 원금은 4000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3배가량 높아졌다. 2016년 좋은라이프(당시 좋은상조) 인수를 시작으로 금강문화허브, 모던종합상조 등을 차례로 사들였다. 2020년 프리드라이프를 2600억원에 인수한 이후 기존 상조회사 3곳을 흡수합병했다.
프리드라이프 인수 당시 500억원의 인수금융을 일으켰으며 이듬해 마스턴파트너스와 TS인베스트먼트에 구주 10%를 매각하면서 이를 조기상환했다. 구주 거래 당시 프리드라이프의 지분가치는 5000억원 정도였다.
동시에 VIG파트너스는 프리드라이프 자본재조정(리캡)을 단행해 자기자본 투자 비중을 낮추고 인수금융 규모를 키웠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차입금은 1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VIG파트너스 체제 하에서 프리드라이프의 성장세는 확연해졌다. 상조 회사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선수금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19년 연결기준 9397억원이던 선수금은 작년 말 1조8984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까지 1조9553억원, 4월에는 2조원 고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금은 상조회원 가입자가 계약 약관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납입한 금액이다. 회계상 부채로 잡히고 추후 장례 등 약정된 행사가 수행되면 수익으로 인식된다. 할부거래법에 따라 프리드라이프는 선수금의 50%를 기관에 맡겨 보전하고 나머지는 투자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몸집을 키운 이후 매출 규모도 눈에 띄게 커졌다. 작년 말 매출액은 1829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늘었다.
작년부터는 회계기준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전환하면서 자산운용 성과도 영업손익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선수금이 늘어나면서 자산운용의 사업적 중요도가 높아진 만큼 이를 핵심 영업활동으로 인식하려는 목표다. 기존 영업외손익으로 분류하던 자산운용 성과가 영업손익에 반영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30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까지는 영업적자에 머무른 상태였다.
VIG파트너스는 상조회사에 처음 투자한 이후 프리드라이프에 이르기까지 포트폴리오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증명했다. 리캡과 소수지분 매각 등을 통해 투자 원금 일부를 회수한 가운데 최종 회수 성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프리드라이프의 자산 규모와 영업 성과 등을 고려해 재무적투자자(FI)는 물론 전략적투자자(SI) 역시 일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심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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